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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론까진 봐줬는데 기획 투표?" 이재명 단식 중 구속 위기, 패착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9.22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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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이 사실상 민주당 의원들에 의해 가결된 것을 두고 후폭풍이 거세다.

친명계는 비명계를 배려해 부결 당론을 정하지 않았는데, 비명계가 이른바 ‘기획 투표’에 나섰다고 맹비난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2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체포동의안 표결 전) 당론까지도 가야 된다고 했는데 최대한 가결 표를 던질 분들이 마음을 상하지 않게, 함께 간다는 마음을 만들기 위해 그동안의 과정을 해왔는데 그렇지 못한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체포동의안이 "소수의 기획투표에 의해서 가결"됐다며 당초 부결론이 "내용상으로 봤을 때 실질적으로 당론"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는 (비명계가) 해당행위를 한 거 아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친명 중진 안민석 의원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체포동의안을 "당론으로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며 "당론을 정하지 못한 것이 패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당론으로 정했다면 이탈표가 10표 이내로 나왔을 거라고 본다"며 "자당 당 대표를 구속시키려고 하는 검찰에 맞서 당의 입장을 의원들이 정하지 못한다고 그러면 이건 당나라 군대"라고 힐난했다.

안 의원은 이어 "(비명계) 대표적인 리더격 되는 분들이 의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면서 표 단속을 하고 소위 말하는 표 카운팅을 한 움직임이 포착이 됐다"며 "가결파들은 아주 결사적으로 표 카운팅을 했으니까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돈봉투 의혹으로 민주당을 탈당했던 송영길 전 대표는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지난 대통령 선거 때부터 지금까지 한 30여 명의 의원들의 일관된 행태가 다시 또 확인된 게 아닌가"라며 대선 경선 때의 ‘앙금’이 영향을 줬을 수도 있다고 시사했다.

그는 다만 가결 표를 던진 의원들이 ‘해당 행위’를 한 것이라는 자당 지도부 입장에는 "가결표를 던진 사람들은 ‘당론으로 정하지 않았다. 자유 투표에 맡긴 거 아니냐’ 이렇게 말할 수 있다"며 "오히려 당론으로 부결하자고 결정하지 못한 당 자체의 자기모순"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비명계는 가결·무효·기권표 보다 실제 당내 가결 의견이 더 많다며 오히려 친명계가 설득 작업에 열중했다고 주장한다.

비명계 중진 이상민 의원은 안 의원과 같은 방송에 먼저 출연해 "제가 볼 때는 40명 더하기 40명, 한 80명 가까이는 마음이 움직일 수 있는 잠재적인 바닥에 이재명 대표가 영장심사를 곧바로 받도록 해야 된다는 생각을 가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서 야권 원로 유인태 국회 전 사무총장이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가능성을 예측한 것을 예로 들어 "(유 전 사무총장은) 신중하신 분이다. 그 정도로 말씀하신 것은 (당에 흐르는 분위기를) 알고 계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표 단속과 관련해서는 "저는 어떤 입장이라는 것을 앞장서서 밝힌 입장"이라며 "(친명계가) 저한테까지도 와서 머리를 조아리다시피 사정사정했다"고도 전했다.

한편, 이 대표가 체포동의안 표결 전날 SNS 입장문을 통해 체포동의안 부결을 호소한 데 대해서는 양쪽 모두에서 부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안민석 의원은 "양쪽 모두 그 입장문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이었다"며 "그러나 그 메시지 때문에 가결됐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가결한 분들의 구실이 됐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상민 의원도 "(입장문 때문에) 의원들이 마음이 왔다 갔다 하리라고 생각되지는 않지만 별로 좋은 영향은 안 줬다"며 "명분도 없고 시의적절하지도 않고 방탄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더 덧씌우는 거 아니냐는 여론들이 쫙 퍼졌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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