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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모습.연합뉴스 |
단식 중 병원으로 이송된 이 대표가 막판 장문의 호소 글을 올려야 했을 만큼, 민주당 내 분위기가 가결과 부결 중 어느 한쪽으로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
친명계 박찬대 최고위원은 2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 대표 호소문에 "직접 페이스북에다가 입력하지는 못했을 것 같다"며 "SNS를 관리하는 사람과 같이 논의하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SNS 글조차 직접 썼다고 단언하기 어려울 정도로 이 대표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 최고위원은 이런 상황에서도 이 대표가 글을 올린 데 대해 "일부 의원들 중에서는 ‘대표께서 (체포동의안을) 가결해달라고 선언하는 게 좋지 않겠나’라는 의견들도 상당히 많이 나왔고, 또 그러한 생각에 동조하는 사람들도 상당히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전반적인 분위기는 체포동의안을 부결해야 된다는 것"이라는 친명계 기조를 재차 밝히면서도 가결 우려가 적지 않았음을 드러낸 것이다.
실제 불체포특권 포기에 대한 이 대표 약속 파기 이후 비명계는 국민의힘 못지않은 거센 비판을 공개적으로 내놓고 있다.
비명계 중진인 이원욱 의원은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지난 6월 이재명 대표 스스로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원고에도 없는 내용으로 국민의 대표 300명이 있는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민 앞에서 생중계되는 그 자리에서 정치 수사에 대한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고 얘기했다"며 "이제 개딸 등 강성 지지자 말고 이재명 대표의 말을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라고 반문했다.
이 의원은 이 대표 호소 배경으로 "체포동의안 자체가 두려웠던 것 아니겠는가"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영장 청구 내용이 허위날조라면 떳떳하게 나가 재판부의 판결을 받아보면 된다. 판사도 허위날조를 할 것은 아니지 않는가"라며 "그런데 왜 그렇게 두려워하는 건지 논리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이 대표 단식에도 "방탄 단식이라고 하는 것을 자인하는 꼴이 돼버렸다"며 "어떤 미사여구를 쓴다 하더라도 그것을 극복하기는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리리라 보인다. 한겨레신문에서도 어제 아침 ‘불체포특권 포기하고 대국민 약속을 지켜라’라는 사설을 쓸 정도였다"고 꼬집었다.
앞선 1차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를 가장 근접하게 예측했던 야권 원로 유인태 국회 전 사무총장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체포동의안) 가결 가능성도 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보면 (민주당 의원들이) 잘 모르겠다고 하는데 잘 모르겠다는 건 가결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라며 "가결될 것이라고 하면 자기 정체를 드러내는 게 되니까 그렇게 말 못 하고 잘 모르겠다고 얘기하는 게 아마 가결에 가깝다고 봐야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특히 "어제 (이 대표가) SNS에 올린 글이 역풍이 상당한 것으로 보여진다"라며 "(이 대표 메시지가) 나온 뒤에 (민주당이) 심리적인 분당 사태로 갔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 대표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을 들어 "그 진정성은 다 믿었지 않나"라며 "부결 호소문을 낼 거라고는 누가 생각을 했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에 일부 의원들이 "‘더는 당 같이 못 하겠다’ 이런 얘기들도 했다"며 "(총선을 앞두고) 타협이 안 되면 갈라지는 것도 불사할 것 같다"고 전했다.
hg3to8@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