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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입당 환영식에서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가 이날 입당한 인사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 세번째부터 김현준 전 국세청장, 박영춘 전 SK그룹 부사장, 김 대표, 개그맨 출신 김영민 씨, 고기철 전 제주경찰청장, 조광한 전 남양주 시장, 윤 원내대표.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여야가 내년에 치러지는 22대 국회의원 총선을 6개월 정도 앞두고 인재영입에 시동을 걸었다.
여야가 중점을 두는 내년 총선 전략 포인트는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지역구 유지에, 국민의힘 경우 ‘험지’로 꼽히는 수도권 탈환에 각각 맞춰져 있다.
현 21대 국회 총 297석 가운데 민주당은 167명(56.23%), 국민의힘은 111명(27.27%)를 차지하고 있다. 수도권만 살펴보면 △서울 49석(민주당 40석·국민의힘 9석) △인천 13석 (민주당 9석·국민의힘 2석) △경기 57석(민주당 48석·국민의힘 6석)으로 분포돼 있다.
집권당인 국민의힘은 격전지로 꼽히는 수도권 지역구 인재영입에 집중하고 있다. 범야권 인물을 영입하면서 외연 확장에 나서는 모습이다.
거대야당인 민주당은 내부 정치 혁신에 방점을 두고 당 이미지 변화를 위해 인물 물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20일 내년 총선을 겨냥해 ‘인재 영입’ 신호탄을 쏘아 올리며 본격적인 외연 확장에 나섰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5명의 입당환영식에는 문재인 정부 고위 관료 출신과 민주당 소속으로 기초자치단체장을 지낸 인사가 포함됐다. 조광한 전 남양주시장, 김현준 전 국세청장, 고기철 전 제주경찰청장, 박영춘 전 SK그룹 부사장, 개그맨 김영민 씨 등 5명이다.
정치권 안팎으로는 국민의힘이 범야권 인물까지 영입하면서 보수와 중도를 아우르는 ‘빅텐트’ 구축에 시동을 걸었다는 해석이 나왔다.
국민의힘은 이들의 영입을 통해 지지층 결집에 주력하는 민주당과 차별화뿐 아니라 지난 정권의 정책 실패도 부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천군만마를 얻은 느낌으로 환영한다"며 "각계각층을 아우르는 인재들이 모여드는 것은 우리 당이 집권당으로서의 면모를 더욱 든든히 갖춰나가고 있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국민 사랑을 받는 집권당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중요한 증거"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내년 총선에서 ‘험지’로 평가받는 지역구인 수도권에 방점을 두고 위기론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방침을 밝혀왔다.
조 전 시장은 남양주, 김 전 청장은 수원, 고 전 제주도경찰청장은 제주에서 총선 출마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3곳 모두 국민의힘에는 험지로 여겨진다.
이날 5명의 입당과 별도로 민주당 위성정당인 ‘시대전환’의 비례대표로 21대 국회 원내에 입성한 조정훈 의원은 전날 국민의힘과 시대전환 간 합당 방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하겠다고 밝혔다. 조정훈 의원은 서울 마포갑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달까지 현역 의원 의정 평가 등을 마무리 할 예정이다.
지난달 활동을 마친 혁신위원회 혁신안에는 공천 시 현역 의원 하위 평가자에 대한 감점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현역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의정 평가를 공천룰에도 적용해 ‘일하지 않는 의원’을 배제하고 기존 정치권 이미지를 타파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됐다.
당시 혁신위는 "선출직 공직자 상대평가 하위자에게도 과거보다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수 있어야 한다"며 현재 하위 20%에게 경선 득표의 20% 감산을 적용하는 규정을 하위 10%까지는 40%, 10~20%는 30%, 20~30%는 20%를 감산할 것을 제안했다.
청년 인재 영입에 집중하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당 내부적으로 청년 미래 정책에 능한 인재가 늘어나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비례대표 의원들은 수도권 내 민주당 지역구를 노리고 있다.
양이원영 의원은 같은 당 양기대 의원 지역구인 경기 광명시을에 지역사무소를 열고 재선 도전에 나섰다. 이수진 의원도 같은 당 우상호 의원 지역구인 서울 서대문갑에 지역사무소를 내고 시민들과 접촉하고 있다.
거대 양당의 인재영입 전쟁은 양당의 공천이 앞으로 본격화할 경우 탈당이나 분당 등에 따른 정치권 새 판짜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에서 총선을 대비한 새 인물 영입이 이어질 수록 지역구 현역 의원이나 당협위원장들의 반발이 거세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조정훈 의원이 출마를 고려하는 지역구에는 이용호·최승재 국민의힘 의원들도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민주당의 경우 당 지도부가 이재명 당 대표의 사법리스크 등 논란으로 불거진 내홍을 잠재우며 내부 결속에 집중하고 있지만 이 대표의 리더십 지적이 커질 경우 비이재명(비명)계 중심의 분열이 거세질 수 있다. 또 친이낙연(친낙)계 인물들의 총선 준비 소식이 곳곳에서 들려오는 만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총선에 가까워질수록 각 당에서 외부 인재 영입에 열을 올릴 전망"이라면서도 "다만 국민의힘에서는 기존 의원들이 견제와 경각심을 느끼고 있겠지만 탈당이나 신당 창당까지 이어질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교수는 "민주당의 경우 이재명 대표 단식이 끝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아직은 잠잠한 상황이지만 이 대표 당 지도부 체제가 총선까지 이어지느냐가 관건"이라고 관측했다.
claudia@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