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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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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주당 손에 구속될 수도 있는데…단식 올인에 文까지 나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9.19 19:54
녹색병원 도착한 문재인 전 대통령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입원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러 19일 오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 들어서며 마스크를 쓰고 있다.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단식을 계기로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대여(對與)’ 비판에 나서는 등 야권이 결집하는 모양새다.

다만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국회 표결에서 가결될 경우 높은 공세 수위가 스스로를 향할 수밖에 없어 귀추가 특히 주목된다.

문 전 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이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요구서를 재가한 19일 이 대표가 입원한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을 찾아 20여 분간 문병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단식의 결기는 충분히 보였고, 길게 싸워 나가야 한다"며 "국면이 달라지기도 했으니 빨리 기운을 차려서 싸우는 게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이 대표 혼자 몸이 아니고, 많은 사람이 함께 아파하고, 안타까워하고, 다시 일어서기를 바란다는 걸 늘 생각하라"고 덧붙였다.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의 단식 이틀째인 지난 1일에도 전화를 걸어 "윤석열 정부의 폭주가 너무 심해 제1야당 대표가 단식하는 상황이 염려스럽다. 건강을 잘 챙기라"고 격려한 바 있다.

이런 행보는 문 전 대통령이 직접 이 대표를 중심으로 한 대여 투쟁 당위성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단식을 중단할 명분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문 전 대통령 방문이 ‘출구’가 될 수도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민주당에서도 이 대표 단식 이후 비명계 목소리가 다소 잦아든 가운데, 격앙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강선우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체포동의요구서 재가는 ‘정적 죽이기’ 문서에 사인한 것"이라며 "야당 대표에게 ‘제발 죽어라’라는 일종의 선언이나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총선을 8개월여 앞두고, ‘내가 살기 위해 네가 죽어야 한다’라는 식의 정권 차원의 ‘정적 죽이기’가 더욱 극단을 향해 치닫고 있다"며 "윤석열 정권은 역사의 심판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범계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국민들 입장에서 병원 이송 직후에 영장 청구는 아주 패륜적인 것"이라며 "피도 눈물도 없는 영장 청구"라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 영장에 적시된 혐의에도 "허접한 추리소설"이라고 반발했다.

김의겸 의원 역시 BBS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위중한 상황에서 병원에 이송됐는데 2시간 만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며 "40년 전 전두환의 시대, 야만의 시대로 돌아가 버렸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만일 체포동의안이 가결된다면 민주당 손으로 검찰 수사 정당성을 인정해주는 셈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민형배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면) 검찰의 행위가 정당성을 갖게 된다"며 "법원이 그것을 어떻게 판단하겠는가, 부담이 하나도 없어진다"고 말했다.

민주당까지 검찰 수사 정당성을 인정하게 되면 법원이 정치적 상황에 대한 고려 없이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당내 여론 역시 아직은 ‘부결’로 일치단결 된 상황으로 보기는 어렵다.

민주당이 부결이나 표결 보이콧 등을 당론 채택하기 보다는 의원들 자율 투표에 맡길 가능성이 크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당론으로까지 정하기에는 비명계 반발 등이 여전히 크기 때문으로 보인다.

비명계 조응천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어제 의총이 잡혀서 뭔가 했더니 지도부가 나와가지고 체포동의안에 대한 당론을 모으려고 하는 듯한 혹은 당의 의견을 모으려고 하는 듯한 제안을 얘기했다"며 "근데 ‘지금 이게 모아질 수 있는 것이냐, 이건 백해무익한 거다’ 해가지고 조기에 종료됐다"고 전했다.

조 의원은 이어 "어제 박광온 원내대표가 ‘부결은 방탄의 길이고 가결은 분열의 길’이라고 말씀하셨는데 맞는 말"이라며 "이제 (체포동의안을) 가결하더라도 분열의 길로 가지 않을 방법은 대표가 6월에 말씀하셨듯 가결해달라고 하는 것"이라고 체포동의안 가결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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