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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틸 CI |
[에너지경제신문 강현창 기자] 최근 증시에 막 입성하거나 상장을 준비하는 법인들에 대한 구주 매출과 오버행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구주매출과 오버행은 모두 기존 투자자들의 투자금 회수와 관련한 이슈다. 상장을 전후해 발생하는 구주매출과 오버행은 기존 주주들의 돈을 이용해 기존 주주들의 배를 불리게 한다는 점에서 상장에 악재로 작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과거에는 이런 이유로 상장을 철회하거나 연기한 경우도 많았다. 구주매출 비중이 높거나 오버행이 우려되면 수요예측 단계에서부터 인기가 없고, 부정적인 투심을 감지한 기업들이 자진해서 상장을 미루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구주매출과 오버행이 상장에 큰 걸림돌이 되지 않는 분위기다. 일부 법인의 경우 구주매출과 오버행이 모두 발생함에도 상장을 강행하고, 실제로 기존 투자자들은 큰돈을 버는 경우가 있다. 반면 증시 새내기주에 투자했던 신규 주주들은 손실을 떠안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21일 코스피시장에 상장한 새내기주 넥스틸의 주식 중 6.12%가 곧 의무보유 기간 만료를 앞두고 있다. 해당 지분은 재무적투자자인 아주IB투자와 원익투자파트너스가 설립한 넥스틸홀딩스가 보유 중인 지분이다.
넥스틸홀딩스는 넥스틸의 상장으로 큰돈을 거머쥔다. 먼저 구주매출이다. 넥스틸홀딩스는 지난 2021년 넥스틸이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RCPS) 186억원 어치와 전환사채(CB) 279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이후 지난해 6월 CB는 상환받고 RCPS는 주식으로 전환했다. 이를 바탕으로 넥스틸홀딩스는 지난해 34억원의 배당금도 챙겼다. 이후 올해 넥스틸이 기업공개(IPO)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보유 중인 보통주의 절반을 구주매출로 내놓았다. 이는 넥스틸 공모주식의 48%에 달했다.
구주매출에 이어 곧 있을 오버행까지 감안할 경우 넥스틸홀딩스는 넥스틸에 대한 투자를 통해 최대 900억원이 넘는 수익을 거둘 전망이다. 그러나 상장사로서 넥스틸은 아직 한번도 공모가를 넘는 일일종가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넥스틸과 같은 사례는 전에는 나오기 힘들었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설명이다. 상장 과정에서 높은 수준의 구주매출이 있거나 향후 오버행이 우려될 경우 상장 자체가 어그러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오아시스와 현대엔지니어링, 대명에너지 등이 증시의 문을 두드렸지만 구주매출 비중이 높다는 이유로 수요예측에 실패하면서 결국 상장 계획을 미룬 바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구주매출이나 오버행에 대한 우려에도 상장을 강행하는 곳이 많다. 현재 증시에는 공모주식 전부가 구주매출인 곳도 있다. 바로 서울보증보험이다.
서울보증보험은 예금보험공사가 93.8%의 지분을 보유한 곳이다. 11월을 목표로 상장을 추진 중이며 공모주식은 예보의 보유지분 중 10%가량이다. 신주 발행이 아니라 기존 주식의 주인만 바뀌는 것이다보니 상장을 통해 회사로 유입되는 자금은 ‘0’원이다. 예보의 공적자금회수 외에는 상장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이 밖에 연내상장을 추진 중인 디에스단석과 동인기연 등도 30%가 넘는 구주매출을 진행할 예정이며 LS머티리얼즈도 최대 60% 수준의 구주매출이 있을 것이라고 시장은 보고있다.
신규 투자자 입장에서 악재인 구주매출을 넘어서더라도 안심하긴 이르다. 바로 오버행 이슈가 기다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앞서 넥스틸의 경우가 그렇다. 높은 수준의 구주매출에 이어 오버행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KT의 자회사 밀리의 서재가 상장을 진행하면서 높은 수준의 오버행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밀리의 서재는 지난해 상장을 이미 추진한 바 있다. 당시 밀리의 서재는 20%가량의 구주매출이 문제가 되면서 수요예측에 참패했다.
하지만 올해 새로 진행 중인 상장계획에서는 구주매출 비중을 0%로 낮췄다. 대신 기존 투자자의 보호예수기간을 짧게 설정하면서 상장 이후 3개월 내에 전체 주식의 60%가 시장에 풀릴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서영택 밀리의 서재 대표는 최근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오버행은 어느 기업이나 상장하면 있다"며 "상장한 어느 기업에 비교하셔도 오버행이 상대적으로 적은 기업"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에 대해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공모주 투자를 통해 1원이라도 더 높은 수익을 내려고 구주매출이나 오버행에 대해 민감하게 시장이 반응했지만 최근엔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상장일 따따블 등 단기 수익률이 높게 나오는 경우가 많아 회사 측의 조삼모사식의 설명에도 투자자들이 수긍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kh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