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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째 단식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잠시 나와 복도를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윤수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건강상태가 단식 보름을 맞으면서 극도로 악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의료진의 ‘불가역적 손상’ 우려와 당 내외부 인사들의 단식 만류에도 불구하고 중단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단식 중인 이 대표에 대해 조만간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당내에서는 체포동의안 부결시키려는 기류가 강해지는 모양새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의 단식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의 건강이 악화되고 있다. 어제 이 대표를 진단한 의료진도 단식을 중단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한 바 있다"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이 대표는 건강을 해치는 단식을 중단하기를 정중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대 의석을 가진 제1야당 대표가 정부의 국정 운영을 점검하고 내년도 나라 살림을 챙기는 중차대한 정기국회 시기에 단식을 계속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재차 단식 중단을 요청했다.
이 대표가 지난달 31일 단식투쟁에 돌입한 이후 여권에서의 첫 움직임이다.
다만 국민의힘은 지도부 차원에서 이 대표를 만날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지도부가 이 대표를 방문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아직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청와대 전 비서실장을 통해 다시 한 번 단식 중단을 요청했다.
노영민 청와대 전 비서실장은 "엄중한 상황에 대처를 하려면 빨리 단식 중단하고 건강을 회복해야 한다"는 문 전 대통령의 말을 전했다.
당내 의원 수십 명도 농성장에 방문해 단식을 만류하고 나서면서 다음 주로 예상되는 체포동의안 본회의 보고를 앞두고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길어진 단식으로 동정론이 일어나면서 친문(친문재인)계, 친낙(친이낙연)계의 계파들이 봉합되고 민주당 자체가 결집하는 효과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친명계인 안민석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이 대표의 단식으로 체포동의안 부결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야당 대표를 호랑이 굴속으로 들려 보낸다는 것이 대단히 어리석은 것"이라며 "체포동의안이 들어왔을 때 그것이 범죄 요건에 해당되지 않으면 당연히 부결시켜야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억지로 엮는 검찰의 행태에 대해 정말 분개한다"며 "어떻게 이렇게 야당 대표를 탈탈 털어서 엮으려고 작정을 했는지 거기에 대해서 야당이 순순히 응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비명계에서는 당내에서 체포동의안에 대해 ‘부결 당론화’를 추진하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에 대해 불편한 모습을 보였다.
비명계로 꼽히는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를 통해 "(부결 당론화를 정식으로 논의하게 된다면) 당은 완전히 큰 분란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단식을 15일째 하고 있는 이재명 대표의) 처지가 곤궁하지 않는가. 그래서 (당에 비판적인 말을 하고 싶어도) 참고 있는 건데, 그것을 가지고 (친명계에서) ‘단합됐다’고 얘기를 하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ysh@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