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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팩, 당국 경고도 안통해… 투자 과열 지속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9.06 15:20

여전히 상장 첫날 '급등 뒤 하락' 이어져
유안타11호 첫날 주가 78%나 롤러코스터
당국·전문가 "스팩은 공모가로 수렴"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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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에너지경제신문 강현창 기자] 당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스팩(SPAC)의 상장 직후 이상 급등 현상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기성 매매가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섣부른 투자로 손실을 입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상장한 대신밸런스제16호스팩의 주가는 첫 거래일 개장 직후 최고 2870원까지 올랐다가 결국 공모가 2000원과 비슷한 2005원으로 하락하며 마감했다.

상장 첫날 급등한 뒤 다시 하락하며 마감하는 패턴은 최근 스팩에서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다. 지난 1일 상장한 유안타제11호스팩의 경우 공모가 2000원에 상장 첫날 시가는 3025원으로 시작해 최고 3570원까지 올랐다. 이후 다시 급격하게 주가가 하락하며 2005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장중 주가가 최대 78% 넘게 오르내리면서 극심한 투기판 양상을 보였다.

지난달 30일 상장한 한국제12호스팩도 마찬가지다. 상장 첫날 3465원으로 장을 시작해 최고 4200원까지 치솟은 뒤 2515원으로 하락하며 마감했다. 현재 주가는 공모가(2000원)와 비슷한 수준인 2090원으로 내려왔다. 상장 첫날 고점에 물린 투자자라면 50%가 넘는 손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스팩은 ‘기업인수목적회사’로 합병할 기업을 찾기 전에 투자금을 모으기 위해 상장한 페이퍼컴퍼니다. 3년안에 합병대상 기업을 찾아야 하고 이 기간이 지나면 1주당 2000원(=공모가)의 투자원금과 연1% 내외의 이자를 합쳐 투자자에게 돌려준다.

금융전문가들은 스팩은 주가가 급등할 이유가 없는 종목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스팩은 주가가 오를 수록 스팩의 원래 목적인 기업의 합병에 불리해지기 때문이다.

기업과 기업이 합치는 데에는 합병과 인수가 있다. 합병은 피합병법인이 소멸되지만 인수는 두 법인 모두 존속하는 차이가 있다.

이중 스팩은 합병만 할 수 있다. 합병을 위해서는 합병법인과 피합병법인이 있어야 한다. 이중 상장스팩은 피합병법인이 된다. 스팩이 합병하려면 스팩(피합병법인)의 합병법인의 주식 가치를 각각 평가한 뒤 스팩 주주들에게 합병법인 주식을 발행해 지급한다. 스팩 2주당 합병법인 1주를 주는 식으로 할인된 비율을 적용하게 된다.

그런데 만약 스팩의 주가가 오르면 이 구조가 깨지면서 합병법인에 불리하게 된다. 지분율의 희석이 커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주당 1만원에 평가된 합병법인이 주당 2000원의 스팩과 합병을 하려면 합병비율은 1:0.2가 된다. 그런데 만약 합병을 앞두고 스팩의 주가가 4000원으로 급등하면 합병비율이 1:0.4로 오르게 된다. 그렇다면 합병법인 주주의 입장에서는 스팩 주주들에게 더 많은 주식을 나눠줘야 한다. 당초 예상보다 합병 이후 지분율이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합병법인 입장에서는 해당 스팩과 합병을 진행할 이유가 없다. 2000원을 유지하고 있는 다른 스팩을 통해 상장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에 시장에 상장된 스팩의 주가는 당장은 높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이 공모가 수준인 2000원으로 수렴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상장 첫날 급등하는 분위기에 섣불리 투자했다가 큰 손해를 입을 확률이 큰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이미 수차례 경고를 날린 바 있다. 지난 7월에도 금융감독원은 "스팩은 다른 기업과의 합병이 유일한 목적이기에 합병전 주가는 공모가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스팩의 이상 급등 현상이 계속 발생하는 것에 대해 금융투자업계는 단기 차익을 노린 투기성 매매가 스팩 상장일에 유입된다는 설명을 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한국거래소가 공모주 가격 제한폭을 400%로 높인 이후 스팩에 대한 투기성 매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스팩은 반드시 공모가 수준으로 주가가 수렴된다고 생각하고 섣부른 투자를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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