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양성모 자본시장부 차장 |
[에너지경제신문 양성모 기자] ‘금융검찰원’ 금융감독원과 검찰청이 합쳐진 이름이다. 금감원이 지난달 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 추가검사 결과를 내놓으면서 붙여졌다. 마치 검찰 수사 결과를 내놓은 것 같다는 평가의 이 검사 결과 자료에는 현직 정치인이 연루된 특혜가 있다는 내용이 담기면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24일 금감원은 대규모 환매 사태를 일으킨 라임 사태 등을 전면 재검사한 결과, 다선의 국회의원을 포함, 운용사의 펀드 돌려막기 및 펀드자금 횡령 등을 추가로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복현 금감원장이 전 정권에서 이번 사태에 대한 ‘봐주기 의혹’을 정조준한 것으로 해석된다.
해당 자료의 쟁점은 금감원이 적발한 특정 펀드가 환매 자금이 부족하자 다른 펀드 자금(125억원)과 운용사 고유자금(4억5000만원)을 이용해 특정 인물들에게 지급했다는 부분이다. 특히 투자금을 돌려받은 인물이 ‘다선 국회의원’이며 투자금 환매에 대해서는 ‘특혜성 환매’가 언급되면서 마치 불법을 저지른 것처럼 프레임이 씌워졌다는 것이다.
이로써 ‘정쟁(政爭)의 태풍’ 속으로 금감원이 제 발로 뛰어든 모양새다. 지난해 국감에서 여야 할 것 없이 ‘앞으로 잘해 줄 거라 믿는다’는 호의적인 태도는 이번 국감에서 기대할 수 없게 됐다. 금감원 내부에서도 "너무 앞서갔다"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또한 "금융감독원이 아니라 금융정치원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이복현 금감원장이 엄중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일부 민주당 의원실을 방문해 보좌관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금감원에 대한 반감 기류가 상당히 높다. 한 야당 의원실 보좌관은 "금감원이 우리를 적으로 돌린 만큼, 가만있을 수는 없다"고 말해 앞으로 있을 국정감사에서 금감원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일 수 있음을 예고했다.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복현 효과’로 금감원은 금융위원회보다 상위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강력한 힘을 발휘해 왔다. 다만 이로 인한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음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원장이 바뀌거나 정권이 바뀐다면 정치권이나 상위 기관에서 가만히 두겠느냐"고 힘주어 말하기도 했다. 그만큼 금감원에 대한 반감 역시 크다는 거다.
‘권불십년 화무십일홍(權不十年 花無十日紅)’이라는 말이 있다. 권력은 십 년을 못 가고 활짝 핀 꽃도 열흘을 가지 못한다는 뜻이다. 영원할 것 같은 권력이나 아름다움은 없다. 바람막이를 해줄 것으로 믿었던 이 원장은 총선 출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안그래도 해야 할 일이 많은 곳이 금감원인데 외풍에 시달릴 일만 남았다. 이 모든 걸 누가 책임질지 모르겠다. 일만 묵묵히 해오던 직원들이 희생돼서는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