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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성우창 기자] 최근 정부가 코넥스 시장에 지원하던 예산을 내년 전액 삭감하기로 결정했다. 수년간 이어지는 지원에도 불구하고 신규상장 기업 수가 줄고, 거래도 기대만큼 활성화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지원 예산 삭감으로 코넥스 시장에 대한 벤처기업의 관심이 더욱 떨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단 한국거래소 측은 코넥스 상장사 대상 펀드 조성 등 시장 활성화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2013년 출범한 코넥스 시장은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요건이 안되는 중소 벤처기업들을 지원, 성장시켜 주기 위한 주식 시장이다. 코스닥 시장에 비해 진입 문턱과 공시부담을 크게 낮춘 시장으로, 중소기업이 코넥스 시장 상장 후 공신력과 성장성을 확보해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 상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코넥스 기업수 점점 줄어들어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내년 금융위원회 예산안에서 ‘코넥스 시장 활성화 지원 사업 지원금’ 항목이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바이오·전기차 등 코넥스 상장 기업들의 상장 비용 50%를 정부가 제공하는 사업이다. 사업이 처음 시작된 지난 2020년~2021년에는 전체 지원금 규모가 12억3500만원이었지만, 2022년 7억4800만원, 2023년 3억7800만원으로 점점 줄어들었다.
이는 지원사업에도 불구하고 코넥스 시장의 신규상장 기업 수 및 거래대금 규모가 좀처럼 성장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코넥스 시장 신규 상장 기업은 △2020년 12곳 △2021년 7곳 △2022년 14곳 △2023년 8월 말 11곳으로 지원 사업 직전인 2019년(17곳)에 비해 특별히 유의미한 성장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현재 코넥스 시장 상장기업 수는 129곳으로, 2020년말(143곳)에 비해 오히려 줄어든 상황이다. 연간 일평균 거래대금도 증시 호황기였던 2021년(74억원)이 가장 높았으며, 단 한 번도 100억원을 넘기지 못하고 있다.
이에 코넥스 시장이 비상장 기업이 거래되는 K-OTC 시장에 ‘제3시장’으로서의 지위를 위협받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올 상반기 K-OTC 거래대금은 총 5789억원으로, 코넥스(3310억원)를 2500억원가량 앞지른 바 있다. 상장 종목 수도 K-OTC가 총 145개로 코넥스(129개)보다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코넥스 시장 주요 거래실적 추이 | |||
연도 | 종목수 | 시가총액 | 거래대금_일평균 |
2023년 8월 말 | 129 | 4조2670억원 | 28억원 |
2022년 | 132 | 3조9098억원 | 22억원 |
2021년 | 131 | 5조1663억원 | 74억원 |
2020년 | 143 | 5조6106억원 | 52억원 |
2019년 | 151 | 5조3254억원 | 25억원 |
출처=한국거래소 |
◇지원금 삭제, 코넥스 상장사 타격
금투업계에서는 금융위원회로부터의 상장 지원마저 끊어질 경우 코넥스 시장의 매력이 더욱 떨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코넥스 상장사들은 국제회계기준 면제, 공시항목 축소 등 일부 특혜가 있지만, 체감되는 이득이 그리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지원금마저 삭제돼 향후 신규 상장 기업 수가 더욱 줄어들 경우, 코넥스를 향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떨어져 ‘벤처기업의 원활한 자금조달’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위원회 예산안에서 제외된 지원사업 총 금액이 수억원대로 그리 크지 않아 보이지만, 자본조달이 어려운 벤처기업들에는 타격이 클 것"이라며 "코넥스로부터 많은 기업이 이전 상장된 코스닥 시장 입장에서도 아쉬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단 코넥스 시장을 주관하고 있는 한국거래소 측은 앞으로도 코넥스 활성화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수천억원대 벤처펀드 조성 등 코넥스 시장 지원책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수억원대에 불과한 예산 삭제가 코넥스 흥행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 7월 손병두 이사장 역시 "상장 유치 경로 다각화, 이전 상장 지원, 유동성 강화 방안 등을 마련해 지속적으로 코넥스 시장을 활성화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국가보조금에서 지원안이 삭제됐다고 해서 정부가 코넥스를 활성화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현재 코넥스 스케일업 펀드가 3월 1000억원 정도 조성됐고, 2차도 1000억원 규모로 올해 중 조성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예산안 삭제의 ‘피해자’라고 볼 수 있는 코넥스 협회 측에서는 ‘수수방관’에 가까운 태도를 보인다. 코넥스 협회 측 한 관계자는 "아직 예산안 삭감에 대해 관련 기관에서 공문 등 구체적인 의사가 전달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별달리 밝힐 만한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