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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거품 된 만호제강의 '꼼수'…경영권 괜찮을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8.16 15:51

자사주→우리사주로 '파킹' 막혀…2대 주주 공격에 속수무책



2대 주주인 엠케이에셋과의 지분차이 1% 미만 좁혀져



무더기 하한가 주범 강씨 "정상적 방법으로 방어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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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호제강 홈페이지


[에너지경제신문 강현창 기자] 경영권 분쟁에 맞서 자사주를 우리사주조합에 넘겨 의결권을 부활시키려 한 코스피 상장사 만호제강의 ‘꼼수’가 수포로 돌아갔다. 회계법인이 그 같은 자사주 처분에 대해 반대했기 때문이다.

만호제강은 조만간 있을 정기주총을 앞두고 최대주주 측과 2대주주 사이의 지분차이가 1% 미만으로 좁혀진 상황이다. 2대주주 측은 이미 정관변경과 이사·감사선임 안건을 내고 공격 수위를 높이는 중이다. 자사주를 활용해 의결권을 늘리려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며서 만호제강의 대응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만호제강은 지난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지난 6월 발표한 자기주식처분결정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자사주 처분을 회계상 처분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외부감사인의 의견을 반영했기 대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당초 만호제강이 자사주를 처분하려던 것은 2대주주인 엠케이에셋이 공격적으로 지분을 확대하면서 경영권 분쟁을 일으키자 이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고 분석했다. 엠케이에셋은 이른바 ‘슈퍼개미’로 알려진 개인투자자 배만조 씨가 소유한 투자 전문 법인이다. 다른 상장사에도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과거 코스피 상장사 TYM 최대주주와 지분 경쟁을 벌인 적도 있다.

자사주는 의결권과 배당에서 제외되는 주식이다. 이에 자사주를 우리사주조합에 넘겨 의결권을 부활시켜 엠케이에셋의 공세를 막으려 했다는 것이다.

현재 만호제강의 최대주주는 김상환 대표와 특수관계자 등으로 지분율은 19.32%다. 2대주주인 엠케이에셋은 지난 10일 만호제강의 지분율이 18.41%라고 공시했다. 엠케이에셋은 지난 2021년 초부터 만호제강의 지분을 사들이며 존재감을 키워왔다. 처음 공시하던 2021년 3월에는 지분율이 5.20% 수준이었으나 꾸준히 장내에서 지분을 사들이며 대주주 지분율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투자규모를 늘렸다.

앞서 만호제강이 자사주를 처분한다고 했을 당시에도 이를 전부 사들일 의사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지만 회사 측이 이를 거부했다.

대신 만호제강은 자사주를 우리사주조합합 측에 넘기려했다. 회사 측이 밝힌 공식적인 주식 처분 목적은 ‘근로자의 자산 증식과 복리후생’이지만 시장은 이를 믿지 않았다. 총 직원 수가 175명에 불과한 회사의 우리사주조합이 190억원 어치의 자사주를 매수한다는 것은 실제 거래가 아니라 파킹 목적의 거래가 의심되는 상황이었다.

결국 철회하긴 했지만 앞서 만호제강은 3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장내매수를 통해 우리사주조합에 넘겼다. 처음에는 5월 19일 장내매매를 통해 20만주가 우리사주조합으로 넘어갔고 6월 9일에는 15만주를 우리사주조합이 매수했다. 이어 우리사주조합은 6월 27일 장외매수를 통해 13만9000주를 샀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5.02%던 우리사주조합의 지분율은 이후 16.36%까지 올라갔다. 이를 최대주주 측과 합친다면 2대주주의 경영권 공격에도 충분히 방어가 가능했다.

하지만 결국 자사주 매각을 철회하게 되면서 만호제강 대주주 측은 오는 9월 열리는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치열한 지분싸움을 벌일 수 밖에 없게 됐다.

한편 만호제강은 최근 5개 종목 하한가 사태로 구속된 네이버 카페 바른투자연구소의 운영자 강 모 씨가 투자한 회사로 알려졌다.

강 씨는 자신의 카페에 만호제강에 투자를 하는 이유로 ‘최대주주측이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경영권을 방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번에 만호제강은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자사주를 매입하게 하려고 거액의 대출을 주선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이는 주식의 ‘파킹’을 시도하는 것으로 불공정거래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은 데다가 거액을 대출을 해주는 회사의 경영진 입장에서도 배임혐의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불공정거래가 시장의 주요 이슈로 떠오르면서 자사주를 활용해 경영권을 지키려는 여러가지 꼼수에 대해서도 금융당국이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며 "늦게라도 분위기를 깨닫고 자사주 거래를 취소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다면 경영권 방어가 힘들어지기 때문에 치열한 지분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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