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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만 일으킨 혁신위 리스크에 ‘이재명 책임론’…계파갈등 재점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8.08 14:31

고민정 "이 대표 그만두는 거 아닌 이상 대의원제 폐지 거론할 이유 없어"
이상민 "이 대표 리더십에 큰 문제 있어…쭈뼛쭈뼛 늘 대응 제대로 못해"

어린이 발언 듣는 이재명 대표<YONHAP NO-155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후쿠시마 핵 오염수 저지를 위한 아동, 청소년, 양육자 간담회에서 어린이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윤수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의 리스크가 커지면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인사 책임론’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이 대표가 혁신위에 전권 위임을 약속하며 출범한 만큼 이 대표의 리더십에 빨간 불이 켜진 것이다. 최근 혁신위가 발표를 예고한 ‘대의원제 폐지’ 혁신안에 비이재명(비명)계가 거센 반발에 나서면서 계파갈등에도 불을 붙였다.

8일 민주당에 따르면 혁신위는 이날 발표를 예정했던 대의원제 비율 축소 등 혁신안 발표를 10일로 연기했다. 혁신안 발표를 연기한 배경을 두고는 각종 논란과 당내 비명계 반발 등을 고려해 혁신안 재점검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혁신위는 전당대회에서 대의원의 투표 반영 비율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혁신안을 준비하고 있었다. 현행 당헌에 따르면 당 지도부를 뽑는 선거는 권리당원 40%·대의원 30%·여론조사 25%·일반당원 5% 비율로 진행된다. 권리당원은 100만명에 달하는 데 반해 대의원은 1만6000명에 불과해 대의원 표의 가치가 권리당원에 비해 60배에 달한다는 형평성 문제가 제기돼 왔다.

비명계를 중심으로 대의원제 축소에 일제히 반대했다. 대의원의 입지를 대폭 축소하면 ‘개딸’ 등 이 대표를 강하게 지지하는 권리당원의 개입으로 ‘팬덤정치’가 강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친문재인(친문)계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전당대회를 원래대로 하려면 내년 총선 이후가 될텐데, 이 대표가 그만두는 상황을 가정하는 것이 아니라면 굳이 대의원제 폐지 문제를 지금 거론할 이유가 없다"면서 "‘당 대표가 조기에 내려오게 되면 전당대회가 열릴 수도 있으니 거기에 대해서 뭔가 준비를 해야 한다’ 이런 논리구조가 작동되고 있는데 오히려 이 대표를 대표로서의 그 위치를 흔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도 이날 오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혁신위가) 꺼내놓은 게 당내 도덕성 위기나 당내 민주주의 악화와 무관한, 주류에 부응하는 듯한 그런 일만 하고 있다"며 "오히려 대표나 당 지도부에 몰려가고 있는 압박을 분산시켜주는 감압밸브와 같은 역할을 해주는 것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가 혁신위를 출범시킨 장본인인 만큼 휴가 후에 혁신위를 해체하는 결단을 내려야 했다며 이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비명계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구성하고 출범시킨 혁신위원회가 엉망진창이고 온갖 구설에 휘말리고 당에 해악을 끼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면 빨리 조처를 내렸어야 했는데 (이 대표는 혁신위에 대한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며 "이 대표 리더십에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쭈뼛쭈뼛하고 늘 대응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며 "이런 것들이 온정주의나 패거리 의식에 젖어있기 때문에 그런 것. 도대체 지금 사태의 엄중함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김 위원장을 비롯한 가상화폐 투자 논란을 낳은 김남국 무소속 의원, 2021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등에 미온적으로 대응한 것에 대해 책임론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여기에 이 대표 본인의 사법리스크인 대장동 개발특혜·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등으로 내년 총선을 치를 수 없다는 나오면서 이 대표 거취를 둘러싸고 당내 계파 갈등이 극에 달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친명계 인사들의 강력한 부인에도 최근 등장한 이 대표 10월 사퇴설, 12월 비대위설 등이 정치권 일각에서 계속 거론되는 것은 이 대표의 리더십에 큰 타격을 받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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