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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폄하' 논란에 사과 인색한 민주당…박광온 "재발방지" 김은경 "유감"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8.02 11:47

박광온 "특정세대 상처 주는 언행 삼갈 것…모든 언행에 신중하고 유의하겠다"



김은경, 혁신위 "사과할 일 아냐" 고수하다 뒤늦게 "마음 상한 분 있다면 유감"



양이원영, 당초 단순 해명 뒤 "오해 불러일으켜 죄송" 사과…당내선 징계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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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일 국회 당 사무실에서 최고위 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윤수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장의 노인폄하 논란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당사자와 당 지도부는 직접적인 사과를 하지 않았다.

김은경 위원장은 "노인 폄하 의사가 없었다. 유감"이라며 해명했고 박광온 원내대표는 "재발방지"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노인 관련 발언에 대해서 사과의 뜻을 밝혔다"며 "민주당의 모든 구성원은 세대 갈등을 조장하거나 특정 세대에게 상처를 주는 언행을 삼갈 것이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모든 구성원은 모든 국민의 말씀을 겸허하게 경청하고 배려하는 자세로 대할 것"이라며 "모든 언행에 신중하고 유의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노인 폄하’ 논란 파문이 당 안팎으로 확산하자 지도부가 나서서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박 원내대표는 회의에서 "노인 한분 한분을 잘 모시는 것은 국가 책무", "민주당은 어르신들의 안정적 생활과 건강한 삶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등 ‘노년층 구애’ 발언을 내놓았다.

김 위원장도 전날 인천시당에서 열린 당원 간담회에서 "노인을 폄하할 의사는 없었지만, 마음 상한 분이 있다면 유감"이라며 직접 해명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직접적인 사과의 표현을 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의 전날 유감 표명은 혁신위 차원에서 "김 위원장 발언은 사과할 일 아니다"는 언급이 이어진 뒤 논란이 확산되자 오후 늦게 이뤄졌다. 이에 사과가 아닌 유감표명조차도 당내 논란과 우려가 커지자 마지못해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당 안팎에서 나왔다.

정치권의 한 평론가는 "정당의 혁신을 맡은 기구 수장을 맡은 김 위원장이 자꾸 설화에 휩싸이는 것은 우선 혁신의 정당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더구나 자연인이라면 몰라도 사실상 정치 영역에 발을 담근 사람으로서 특정세대에서 불편할 수 있고 논란이 되는 말을 한 뒤 해명 만 하고 사과에 인색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민주당에도 부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치권의 다른 인사는 "사과 대신 유감 표명을 하면서 윤 대통령에 ‘대통령’ 표현도 붙이지 않고 ‘윤석열 밑에서 임기를 마치는 게 엄청 치욕스러웠다’고 한 말을 듣고 놀랐다"며 "본인의 말로 비롯된 논란을 덮으려는 의도를 가졌을지 모르지만 공당의 혁신을 이끄는 사람으로서 자질이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다만 김 위원장을 옹호했다가 같은 논란에 휩싸인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은 사과했다.

양이 의원은 전날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가 쓴 표현으로 오해를 불러일으켜 죄송하다"며 "나이 많은 이들의 정치 참여를 무시하거나 비하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는데 잘못 표현했다"고 적었다.

양이 의원의 이 페이스북 글도 한 차례 수정된 것으로, 약 3시간 전에 올린 글에서는 "나이 많은 이들을 비하하는 것이 아니다"라고만 적었다.

한 차례 해명에도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자 글을 수정하며 사과 입장까지 밝힌 것으로 보인다.

양이 의원은 의원 단톡방을 통해 이 문제로 논란을 일으키게 돼 죄송하다는 의사를 의원들에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양이 의원의 발언을 두고 일각에서는 당 차원 징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됐으나 당 지도부는 양이 의원이 사과한 만큼 징계 사안은 아니라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대한노인회는 ‘노인 비하’ 발언을 한 김은경 위원장, 동조한 양이원영 의원, 이재명 당 대표 등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했다.

ys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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