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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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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정체가 뭐야?' 건전 스포츠와 불법 도박 오가는 '홀덤'의 세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8.04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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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관계부처가 합동해 만든 홀덤펍 불법대응 TF는 올 해 8월부터 12월까지 홀덤펍 내 불법 도박 집중 단속할 예정이다.언스플래시



요즘 대학가 중심으로 퍼져 있는 ‘홀덤펍’이 일부 불법 운영되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실제로 지도 애플리케이션에서 홀덤펍을 검색하면 신촌, 홍대입구, 경희대, 숙명여대 등 대학가 근처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대한스포츠홀덤협회가 공식적으로 집계한 국내 홀덤펍 매장 수는 지난해 11월 기준 2000개가 넘었다.

문제는 홀덤펍이 불법 사행성 도박장으로 변질돼 운영되는 매장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본래 홀덤은 트럼프 카드를 활용하는 포커 게임의 한 갈래로 해외에서는 체스나 바둑처럼 지능을 활용해 겨루는 마인드스포츠의 일종으로 분류된다. 2028년 LA올림픽 시범종목으로 고려될 만큼 인정을 받고 있다. 미국에서는 선수들이 홀덤 게임을 하는 모습이 ESPN과 같은 스포츠 전문 채널을 통해 공개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합법적인 건전한 놀이공간이 도박을 하는 장소로 전락하고 말았다.

일부 불법 홀덤펍들은 일반 음식점이나 보드게임 카페로 버젓이 등록해놓고 게임으로 얻은 칩을 현금이나 상품권 등으로 바꿔주며 사행행위규제법을 위반한다. 지난 2월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서 홀덤펍을 가장한 불법 도박장이 270억 원 상당의 텍사스홀덤 도박을 운영하다 적발된 바 있다.

게다가 청소년이 쉽게 출입할 수 있어 불법 도박에 연루되거나 도박 중독에 빠질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다. 건전한 홀덤 문화까지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이에 정부가 올해 2월 전국 대학생들이 참여하는 아마추어 스포츠 홀덤 대회를 개최하는 등 건전 스포츠로서 홀덤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나섰다. 또 불법 행위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달 문화체육관광부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경찰청 등의 관계부처는 합동하여 홀덤펍 불법대응 TF를 꾸렸다. 합동 TF는 9월까지 전국 홀덤펍의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8~12월까지 홀덤펍 내 불법 도박을 집중 단속할 예정이다.

여가부는 청소년의 사행성 게임 노출을 방지하기 위해 홀덤펍을 청소년 유해업소로 지정하는 고시 제정을 12월까지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권금주 기자 kjuit@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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