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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대산 NCC 공장 |
[에너지경제신문 김아름 기자] 석유화학업계의 하반기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고 있다. 중국발 증설 등으로 석유화학의 업황이 살아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나프타분해시설(NCC)의 공급 과잉으로 석유화학 사업의 이익 체력이 과거 평균 수준으로 회복하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이차전지 등 다른 사업군의 선방을 기대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31일 석화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업황 불황으로 실적 부진을 기록한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이 하반기에도 녹록지 않은 환경에 놓일 전망이다. 중국의 공격적인 증설로 에틸렌 스프레드가 여전히 손익분기점인 300달러 밑을 맴돌며 개선 분위기를 보이고 있지 않아서다. 에틸렌 스프레드는 에틸렌과 나프타의 가격 차이를 뜻하는 것으로, 통상 석화업계의 업황을 가늠하는 대표적 지표로 통한다.
실제로 LG화학을 비롯해 롯데케미칼과 한화솔루션 등 국내 주요 석화기업들은 에틸렌 스프레드 부진으로 2분기 저조한 실적을 거뒀다. LG화학은 올해 2분기 매출 14조5415억원, 영업이익 516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18.8%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29.9% 감소했다.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 등을 제외하면 LG화학의 직접 사업 영업이익은 968억원 수준이다.
같은 기간 한화솔루션은 매출 3조3930억원, 영업이익 1941억원을 거뒀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LG화학과 마찬가지로 28.7% 줄었다. 효성화학 역시 매출이 72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 감소하고 1032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곧 실적 발표를 앞둔 롯데케미칼과 금호석유화학의 전망도 좋지 않다. 현재 증권시장에선 이들 기업에 대해 상반기 성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SK증권은 롯데케미칼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0.2% 감소한 4조9000억원,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한 158억원을 전망했다. 금호석화에 대해선 올해 2분기 컨센서스(증권사 전망 평균치)는 매출 1조7447억원, 영업이익 11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2%, 66.5%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반기 분위기도 썩 좋지 않다. 이미 석화업계에선 하반기 가동률 개선이 부진할 것이라며 수익성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석화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초만 해도 상저하고(상반기는 낮고 하반기는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률)를 내다봤는데 ‘상저하저’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연내 석유화학 부문에서 이익을 내기 쉽지 않다는 전망을 내놨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하반기에도 석화업계가 녹록지 않다. 시장에 재고가 넘쳐나고 있어 공장을 돌릴수록 손해가 나는 상황"이라며 "관련 기업들이 이차전지 소재 등 현재 개발·육성 중인 사업군의 성장을 기대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