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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코플랜트 수송사옥. 에너지경제신문DB |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SK에코플랜트가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반기 기업공개(IPO) 일정에 착수한다. 증권가에서는 친환경·에너지 사업을 주축으로 두고 있지만, 여전히 건설업 이미지가 강한 만큼 목표한 시장가치를 당장 인정받긴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체질 개선의 성과가 나오고 있는 점은 중장기 투자수요를 이끌만하다고 평가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올 하반기 중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최근 IPO시장에 온기가 돌면서 연내 상장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SK에코플랜트는 현재 기준 올해 최대 규모의 IPO다.
◇건설사업 비중 높고 이자비용 부담
SK에코플랜트는 SK그룹 계열로 선경건설이 전신이다. 1998년 SK건설로 사명을 바꾼 지 23년 만인 2021년에 또 사명을 변경했다.
단, SK에코플랜트는 건설업이 아닌 친환경·에너지 종목으로 상장을 추진한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020년부터 환경시설관리(옛 EMC홀딩스)와 SK오션플랜트(옛 삼강엠앤티), 싱가포르 테스 등의 지분을 인수하며 체질개선에 들어간 상태다.
시장 반응은 엇갈린다. SK에코플랜트의 재무건전성과 영업실적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지만, 건설사업의 비중이 높고 건설업황이 녹록지 않은 만큼 가치를 인정받기 힘들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실제 SK에코플랜트의 1분기 기준 부채는 9조2968억원으로 지난해 말(9조5791억원) 대비 줄어들긴 했지만, 9조원대의 높은 부채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 1조4894억원에서 올 1분기 1조2968억원으로 줄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1분기 기준 -3127억원다.
SK에코플랜트의 단기차입금(별도기준)은 지난해 말 기준 8895억9156만원으로 2021년 말 5812억8077만원 대비 53%나 확대됐다. 이 기간 장기차입금·사채 규모도 21% 늘었다. SK에코플랜트의 차입금 의존도도 43%다. 금리 인상으로 인한 이자 비용도 2년 새 109% 증가했다.
현재 장외주식(K-OTC)시장에서 SK에코플랜트의 시가총액은 2조5519억원 수준이다. SK에코플랜트가 목표했던 기업가치 10조원, 증권가에서 예상하고 있는 기업가치 5조원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특히 국내 건설 대장주 현대건설의 현재 시총이 3조9921억원인 점을 비교했을 때 SK에코플랜트의 추정 기업가치는 무리한 수치라는 평가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SK에코플랜트는 친환경·에너지 기업으로 보기보단 아직은 건설업으로 봐야한다"며 "부채비율이 감소 추세에 접어들었지만, 체질개선을 위한 비용투자와 현재의 건설업황은 시장 평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환경사업 중장기 호재… 수요예측 기대
반면, 긍정적인 시선도 있다. SK에코플랜트가 지난 2월 15일 진행한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모집금액의 5배를 웃도는 자금이 몰린 결과다. 이 때 SK에코플랜트는 시장의 기대치를 반영해 발행 금액을 2000억원으로 증액하기도 했다.
건설사업에서도 타 건설사와 비교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가 적어 위험 요소도 제한적이란 분석도 있다. 실제 SK에코플랜트의 현재 우발채무는 정비사업에 제공한 채무보증을 제외 시, 홈플러스해운대점 부지 개발사업에 제공한 1000억원이 유일하다.
금융투자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환경사업과 에너지사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어 건설업황에 대한 불안감 보다는 기대 이상의 수요예측 결과를 보일 수 있다"며 "건설 사업에서도 보수적인 관점에서 현장을 선별 수주하고 있어 중장기적 기업가치 상승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며 "환경·에너지 사업 밸류체인 완성을 위한 전략적 투자는 대부분 마무리가 됐고 재무건전성 개선 및 내적성장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환경·에너지 사업 등 신사업 매출비중은 올해 1분기 기준 36.7%로 2021년 13.9%, 2022년 27.1%에 이어 지속 성장 중"이라면서 "최근에는 6조원 규모 그린수소 상용화 프로젝트에서 2조원의 독점 수주 권리를 확보해 비즈니스 모델 혁신에 실질적 성과를 냈다"고 덧붙였다.
yhn77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