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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경제부총리(앞줄 왼쪽 여섯번째)를 비롯한 주요 기업인들이 20일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추경호 부총리-기업인 정책간담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에너지경제신문 김아름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재계 맏형’ 복귀에 청신호가 켜진 모양새다. 2016년 박근혜 정부 시절에 있었던 국정농단 사태로 문재인 정부 시절 줄곧 패싱을 당하던 때와 사뭇 다른 분위기다. 김병준 회장직무대행 체제에 돌입한 후부터 경제계의 굵직한 자리를 주도하거나 직접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재계는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 체제 100여 일만에 전경련에 빠른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며 과거 위상 회복이 멀지않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4대 그룹의 전경련 재가입 가능성을 점치는 의견도 나온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이날 서울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와 기업인들 간의 정책간담회 자리가 마련돼 경제계 전반의 애로 사항 등을 전달하고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간담회엔 경제계 측 대표로 김완표 삼성 사장을 비롯해 윤용철 SK 부사장, 최준영 현대차그룹 부사장, 하범종 LG 사장 등 17명이 참석했다.
이들 주요 기업들은 최근 글로벌 경제가 위축되면서, 수출 감소·판매 부진·재고누적 등으로 경영환경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제도 지원을 요청했다.
특히 주요 건의사항으로 △R&D 세제 지원 강화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정책·제도 지원 강화 △ 국가전략산업 지원 강화 등을 언급했다.
이에 추경호 부총리는 인사말을 통해 "기업들은 공격적 투자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핵심역량을 구축해 수출 확대에 매진해달라"면서 "정부도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규제개선과 조세지원에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반(反)기업 정서가 짙은 야당과 소통도 적극적으로 이뤄나가고 있다. 지난 13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주최한 대기업 ‘오너 경영’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정책 세미나에도 삼성전자 사장 등과 함께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글로벌 경제계 인사와의 네트워크 구축도 주도하고 있다. 지난 3월 한일 정상회담 일정에 맞춰 양국 경제인간 간담회 자리를 마련, 한일경협 복원의 물꼬를 트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한미 동맹 70주년 기념 방미 일정에서 미국상공회의소와 개최한 ‘한미 첨단산업 포럼’도 전경련이 주도해 이뤄졌다.
재계는 경제계 내에서 펼쳐지는 전경련의 행보를 두고 6년 만에 존재감을 드러낸 것은 물론, 추락한 위상도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는 평가다. 자연스럽게 4대 그룹의 재가입 가능성도 다시 한번 불거지고 있다. 전경련이 온전히 과거 입지를 되찾기 위해선 4대 그룹 재가입 여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4대 그룹이 탈퇴하긴 했지만, 전경련이 주도하는 굵직한 행사에 자리하는 것을 보면, 과거의 ‘완전한 거리두기’와 분위기가 다르다"며 "(김 직무대행) 체제에서 강한 쇄신을 약속했고, 이에 맞춰 대내외로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는 만큼, 전경련에 대한 국민 정서에 변화가 생긴다면 4대 그룹의 재가입 가능성도 커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