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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정당' 부담 던 민주당…李 불체포특권 포기 깜짝선언에 친명·비명 환영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6.20 14:13

'방탄 정당' 프레임 강화에 불체포특권 포기로 정면 돌파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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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표와 김은경 위원장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혁신기구 1차 회의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너지경제신문 윤수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사전에 없던 ‘불체포특권 포기’를 깜짝 선언했다. 이 대표 자신의 ‘사법리스크’가 지속되면서 ‘방탄 정당’이라는 프레임이 강화되자 이를 정면 돌파하기 위한 정치적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민주당 내부에서는 계파를 불문하고 ‘신의 한수’라며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친명계 좌장으로 꼽히는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2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적절한 시기에 당 내의 어떤 그런 불만이나 비판을 누그러뜨리고 또 국민에게도 지금 민주당에 향하는 방탄국회에 대한 비판을 좀 완화할 수 있는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당내에서도 윤관석 의원, 이성만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로 인해서 방탄국회의 비난을 너무 심하게 받고 있는 것 아니냐, 또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오면 어떻게 할 거냐, 이런 논의가 있었지 않았냐"면서 이런 내부 비판도 당내 혁신 등에 걸림돌이 됐다고 짚었다.

정 의원의 말은 이 대표의 선언으로 민주당에 고착화되고 있는 이른바 ‘방탄’ ‘내로남불’ 등과 같은 비판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안민석 의원도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신의 한 수"라면서 "구속될 경우에도 이 대표는 정치적으로 진 게 아니라 큰 승리를 거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간 이 대표에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쳤던 비이재명(비명)계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비명계인 김종민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원고에는 없던 내용이라 의외였다"라면서 "늦기는 했지만 지금이라도 그런 입장을 발표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금 우리가 몇 번의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부결을 시켰지 않나. 방탄정당에 대한 국민적인 비판이 상당히 선을 넘는 수준"이라며 "그나마 지금에라도 그런 입장을 발표하게 돼서 민주당이 방탄정당에서 벗어날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조응천 의원은 YTN라디오에서 "현장에서 깜짝 놀랐다"며 "진작에 좀 하지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혁신위에서 도덕성 회복도 얘기해야 하는데 물꼬를 틔워주는, 공간을 열어주는 그런 의미가 있다"며 "또 체포동의안이 다시 온다면 가결될 가능성도 있어 여러 가지 이유가 있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비명계를 대표하는 이상민 의원도 전날 SNS를 통해 "매우 잘한 결정이다. 이 대표 자신과 민주당의 대국민 공약을 지킨다는 의미 뿐만 아니라 검찰의 공권력 오남용과 맞서 싸우는 당당한 리더십을 보여주기 때문이다"라며 "방탄국회, 방탄정당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벗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호평했다.

그간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당 내부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쳐왔다. 민주당 내부의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 ‘김남국 가상 화폐 보유 논란’ 등 악재가 벌어질 때마다 이 대표의 현재진행형인 사법리스크로 인해 리더십에 대한 비판만 제기돼 왔던 것이다. 이에 이 대표에게 2차 체포동의안이 날아오면 부결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더 많은 의원들이 이탈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불체포특권 포기라는 방안을 제시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아울러 이 대표가 불체포특권을 포기하면서 당 쇄신의 신호탄을 쏘면서 이날 출범한 혁신기구를 세우는데 힘을 실어준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때문에 김남국 코인 사태라던가 돈봉투 의혹 등 이 대표의 리더십이 발휘될 수 없고 여러 가지로 문제가 됐다"면서 "불체포특권 포기가 지금은 시기적으로 조금 늦었다고 생각되지만 국민들 입장에서는 긍정적으로 볼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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