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나유라

ys106@ekn.kr

나유라기자 기사모음




주주들 반발 극심한데...우리금융지주, 완전자회사 편입 성공할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6.20 08:16

우리금융, 종합금융-벤처파트너스와 주식교환 계약

양사 주주 성향 다른데...우리금융 편입시 보유목적 희석



벤처파트너스 주주들 주식교환 반대의사접수 움직임

3분의 2 이상 찬성시 완전자회사 편입 통과

975555

▲우리금융지주.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우리종합금융, 우리벤처파트너스를 완전자회사로 편입하는 안을 두고 양사 주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우리벤처파트너스 주주들은 이번 합병비율 산정에 반발하며 주식교환에 대한 반대의사를 거듭 표명하고 있다. 다만 금융권 안팎에서는 우리금융이 주식교환계약 승인을 위한 임시주주총회에서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표를 얻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왜 하필 지금 상폐냐" 우리벤처파트너스 주주들, 반대의사 접수 움직임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이달 1일 우리종합금융, 우리벤처파트너스와 포괄적 주식교환 계약을 맺고, 100% 자회사 편입을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우리금융은 우리벤처파트너스 지분 55.54%, 우리종금 지분 58.7%를 보유 중이다. 오는 8월 8일 우리벤처파트너스 주주들의 주식은 우리금융지주에 이전되고, 해당 교환의 대가로 우리금융지주는 우리벤처파트너스 보통주 1주당 우리금융지주 보통주식 0.2234440주의 비율로 주식교환 대상주주에게 배정한다.

우리종합금융은 같은 날 보통주 1주당 우리금융지주 주식 0.0624346주를 배정받게 된다. 우리금융지주는 5월 26일부터 7월 20일까지 반대의사표시 접수를 받아 8월 8일 주식교환을 거쳐 8월 28일 주권을 상장한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우리종금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우리벤처파트너스는 상장 폐지된다.

그러나 양사 주주들 모두 합병비율 산정 등을 놓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주주들이 우리종합금융과 우리벤처파트너스의 주식을 보유하는 이유가 각기 다른데, 완전자회사로 편입되면 이를 위한 명분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우선 우리벤처파트너스 주식을 보유한 주주들은 벤처캐피탈(VC) 특성상 투자한 기업들의 지분가치가 오르면 우리벤처파트너스 주가도 급등할 수 있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반대로 우리종합금융은 우리금융지주가 증권사를 인수할 경우 우리종금이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도로 부각되고 있다.

두 곳과 달리 우리금융지주는 금융주 특성상 대내외적인 리스크에도 주가가 대체로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꾸준한 배당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다만 현재 절차에 따라 두 회사가 우리금융지주에 편입되면 당초 주주들이 주식을 보유한 목적이 희석될 수밖에 없다.

특히나 우리종금 주가는 현 주가 728원으로 동전주로 전락한지 오래된 데다 올해 들어 700~800원대로 등락을 거듭하고 있어 주주들의 목소리 역시 우리벤처파트너스에 비해서는 크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우리벤처파트너스의 주가는 장중 10월 26일 1930원에서 올해 1월 18일 장중 4175원까지 급등하는 등 변동성이 우리종금에 비해 큰 편이다. 우리벤처파트너스 주가가 요동친 것은 지난 3월 우리금융지주 인수 소식이 전해진 영향이 크지만, 주주 입장에서는 연초(3110원)보다도 주가가 떨어진 시기에 합병비율이 산정된 것을 두고 불만을 품을 수밖에 없는 셈이다.


◇ 주주 반발에도 완전자회사 편입안건 무난하게 통과될 듯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이 두 회사 기준주가를 산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교환비율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큰 문제가 없는 한 이번 안건은 주주들의 반발에도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준주가는 이사회 결의일 5월 26일 전 영업일인 5월 25일을 기산일로 해서 최근 1개월 거래량 가중산술평균종가, 최근 1주일 거래량 가중산술평균종가, 최근일 종가를 산술평균한 가액으로 산출한다. 게다가 이번 안건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표를 얻으면 되는데, 일부 개인들이 반대 의사를 접수한다고 해도 기관투자자들이 찬성표를 던진다면 부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 벤처파트너스, 우리종금 등 각 주주들이 주식을 보유한 목적이나 투자성향이 워낙 다른 만큼 주주들 입장에서는 이번 결정이 충분히 기분 나쁠 수 있는 부분"이라며 "다만 연초에 비해서 우리벤처파트너스 주가가 떨어진 시기에 완전자회사 편입을 결정한 것은 주주들의 이익을 생각하지 않은 결정이라는 비판에 대해 회사가 어느정도 수용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2021년께 KTB투자증권(현 다올투자증권)이 KTB네트워크(현 우리벤처파트너스) 지분 일부를 프리 IPO(상장 전 지분투자)를 통해 매각할 당시 우리벤처파트너스를 인수한 기관들은 이번 완전자회사 편입 결정을 쉽게 인정하지 않을 수 있다"며 "개인뿐만 아니라 기관투자자들도 벤처파트너스 주식이 우리금융지주 주식으로 바뀌었을 때 득실을 따져볼 것"이라고 했다.

ys106@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