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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저녁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윤수현 기자]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 내에서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싱 대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관저 회동에서 한국 정부에 노골적 불만을 드러내 논란을 빚자 정치권에서도 거센 지적이 잇따르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13일 싱 대사를 두고 ‘외교적 기피 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하고 추방해야 한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이철규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지난 6월 8일은 조선 말기 청나라의 위안스카이가 조선에 내정 간섭한 것에 버금가는 치욕적인 날"이라며 "싱 대사의 무례한 태도와 언행은 부적절한 정도를 넘어 외교관의 자격마저 재고해야 할 중대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 사무총장은 싱 대사에 대해 "부임한 지 4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2020년 5월 언론 인터뷰를 통해 홍콩의 국가보안법을 공식 지지해 달라며 한국 정부에 압력을 행사했다"고 꼬집었다.
지난 2021년 대선 당시 윤석열 대선 후보가 ‘사드는 우리의 주권적 영역’이라고 밝히자 기고문을 통해 공개적으로 반론을 제기했다며 이를 두고 "대선 개입 논란을 자처한 바도 있다"고 했다.
또 ‘1박당 1000만원 숙박시설 접대’ ‘코로나 방역수칙 위반 대기업 임원 만찬’ ‘공관원 숙소 부지 주차장 전용 및 탈세’ 등 싱 대사 관련 의혹을 짚은 언론 보도를 인용하며 "이같은 의혹이 사실이라면 국제협약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총장은 그러면서 "싱 대사가 외교관으로서 책임과 역할을 망각하고 계속 오만하게 행동한다면 앞으로 외교적 기피 인물로 지정까지 검토돼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간사인 김석기 의원은 "싱하이밍 대사의 공식 사과를 요구, 이에 응하지 않거나 이런 무례가 반복된다면 외교적 기피 인물로 지정해 추방하는 조치를 취할 것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외교부에 촉구했다.
김 의원은 "그래야 우리 국민이 자존심을 바로 세우고 상호 존중의 올바른 한중관계를 시작하게 될 것"이라며 "민주당도 이제는 중국이라면 쩔쩔매는 태도를 떨쳐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여권에서는 지난 11일 국회 국방위 간사인 신원식 의원이 처음 싱 대사에 대한 외교적 기피 인물 지정을 촉구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전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이 이와 관련한 견해를 묻자 "외교부는 모든 결과는 대사 본인의 책임이 될 것이란 점을 분명히 경고했다"고만 답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싱 대사 발언 배경에 대해 그가 지난해 12월 장청강 주(駐) 광주 중국 총영사에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코로나 정책에 비판적인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거론했다.
유 수석대변인은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와의 만찬에서 싱 대사의 발언은 "자국 정부에 본인의 충성심을 보여주려는 개인적 노력이 들어가 있다"며 "본인에게는 굉장히 위기감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반전의 기회가 필요했다"고 주장했다.
야당 내에서도 지적이 잇따랐다.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3일 이재명 대표와의 만찬 회동에서 빚어진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외교적 논란 발언과 관련해 "이재명 대표가 그 자리에서 문제점을 지적했어야 되지 않나 하는 아쉬움도 있다"고 말했다.
친이재명(친명)계 좌장으로 꼽히는 정 의원은 MBC 라디오에 출연해 "모양도 그렇고 내용적으로 싱하이밍 대사의 발언이 부적절한 발언 아니겠는가. 국가 간, 더구나 대사로서 해서는 안 되는 발언"이라며 "이 사안을 대하는 여당의 태도도 상당히 문제 있다"고 비판했다.
비이재명(비명)계도 싱 대사와 이 대표의 회동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원욱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싱 대사가 너무 무리한, 과도한 표현을 했다"면서도 "(이 대표가) 왜 관저까지 갔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당 대표 정도 되면 당신이 와라, 예방해라(고 하는 게) 보편적인 일인데 거기까지 찾아가서 15분이나 되는 긴 글을 낭독할 수 있게 기회를 준 것, 왜 그런 의전 절차가 있었는지 의문이 드는 일"이라고 부연했다.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KBS 라디오에 나와 "기본적으로 중국 대사의 발언이 감정적으로 성급했다. 장소도 적정하지 않았다"면서 "야당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그렇게 한 건 민주당에 대해서도 예의가 아니었고 우리나라 전체에 대해서도 국민들의 감정을 자극하는 적절하지 않은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claudia@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