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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감 사라진 우리종금...산소호흡기 다는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6.13 06:30

우리금융, 우리종금 완전자회사 편입키로

우리종금, 영업현금흐름 적자 1600억 육박



임종룡 회장 '지주 전략, 자회사 영업' 철학

우리종금 취약해진 영업력...지주사 부담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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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종합금융.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국내 유일의 전업종합금융사인 우리종합금융이 우리금융그룹이라는 든든한 모회사가 있음에도 갈수록 존재감이 약해지고 있다. 1분기 표면적으로 순이익이 급감한 것과 더불어 영업활동현금흐름만 1600억원에 육박하는 적자를 기록하면서 지주는 전략 중심, 자회사는 영업 중심이라는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경영 방침에도 배치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 회장은 경영 효율화 제고, 비은행 부문 강화의 일환으로 우리종금의 완전자회사로 편입하기로 결정했지만, 우리종합금융의 영업력이 상당 부분 취약해진 만큼 이번 완전 자회사 편입이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종금 간에 시너지 창출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이달 1일 우리종합금융과 포괄적 주식교환계약을 체결했다. 우리금융은 3월 말 현재 우리종금 지분 58.7%를 보유 중인데, 이번 계약으로 우리종금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한다는 방침이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기간은 7월 21일부터 7월 31일까지이며, 주식 교환 및 이전일자는 8월 25일이다.

이번 완전자회사 편입 결정은 금융권 내에서 존재감이 약해진 우리종금에 산소호흡기라도 달아야 한다는 우리금융지주의 절박한 심정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종합금융은 국내 유일의 전업종합금융사라는 지위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현재는 금융권 내에서도 우리종금이라는 이름 자체를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과거 IMF 이전에는 금융권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1순위가 종금이고 그 다음에 은행, 증권일 정도로 종금사의 인기가 많았다"며 "그러나 기존 종금사들이 부실화 등으로 전업종금사들이 많이 없어졌고, 보험, 증권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금융그룹이 출범하면서 종금사 자체가 유명무실해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우리종금

▲우리종합금융 순이익 추이.


우리종금의 업계 내 지위는 1분기 실적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 회사는 김종득 전 사장 재임 시절 기업금융(IB)사업 육성을 통한 비이자이익 비중 확대에 주력했다. 그 결과 작년 한 해 순이익 925억원으로 순이익 1000억원대 진입도 노렸지만, 올해 1분기에는 순이익이 80억원에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 60% 급감한 수치다. 금리 상승으로 이자비용이 늘면서 마진이 줄어드는데다 대손충당금을 대거 적립한 영향이다.

특히나 영업력이 취약해진 점이 눈길을 끈다. 1분기 연결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588억원 적자였다. 이 회사가 올해 1분기 영업에서 벌어들인 돈이 제로라는 의미다. 임 회장은 지난 3월 취임 이후 ‘지주는 전략 중심, 자회사는 영업 중심’이라는 철학을 강조하고 있는데, 우리종금은 이러한 경영 기조에도 부합하지 못하는 계열사인 셈이다.

우리금융이 최근 들어 우리종금을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 확충을 단행하지 않는 점도 취약해진 우리종금의 경쟁력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영업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유상증자를 단행했다가는 자칫 밑 빠진 독에 물붓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우리금융이 자회사를 키운다는 목적으로 완전자회사 편입이 아닌 유상증자 등을 결정했다면, 이사회에서 이를 수용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우리종금을 대상으로 괜한 무리수를 둘 필요가 없는 셈이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그룹 내에서 우리종금을 키워야 겠다는 확신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얼마든지 우리종금을 대상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러나 현재는 우리종금의 자본력을 키웠을 때 종금 북(자산)을 활용한 비즈니스가 향후 얼만큼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지 등에 대해 뚜렷하게 의문이 풀리지 않은 상태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듯 우리종금이 자체적인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우리금융지주의 부담감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우리금융은 이번 완전자회사 편입으로 기업경영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영업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는 바꿔 말해 우리종금에는 한층 빠르고 유연한 경영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의중을 담은 메시지다. 다만 한편에서는 최근과 같이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는 영업력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영업력을 강화하기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주력해야 하는 시기"라며 "우리종금을 100% 자회사로 편입하면 우리금융지주의 순이익도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ys106@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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