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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소상공 육성, 기업형도 좋지만 '과밀해소'부터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6.06 17:30

김철훈 유통중기부 기자

김철훈 유통중기부 기자

▲김철훈 유통중기부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최근 한 간담회에서 자영업 지원·육성 중추기관인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개편 방침을 밝혔다. 장관 취임 이후 코로나 팬데믹 피해 지원에 치우쳐 있던 기능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게 재설정하겠다는 취지였다.

아직 청사진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취임 1년간 이 장관의 행보로 볼 때 그 방향성을 미루어 짐작해볼 수 있다. 이 장관은 지난달 서울 한 카페에서 열린 기업가형 소상공인 육성정책 발표회에서 더 이상 소상공인·자영업자를 보호·지원 대상이 아닌 육성 대상으로 보고, 자영업자라는 용어 대신 ‘라이콘(기업형 소상공인을 의미하는 신조어)’이라는 용어가 일상화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정책 발표회는 생활·로컬분야의 청년 창업에 초점을 맞춘 성격으로, 청년 소상공인을 동네상권을 넘어 스타벅스처럼 세계로 진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중기부의 강한 의지라는 점에서 전적으로 환영할 만하다.

그러나, IT 등 기술 창업과 비교해 음식점·카페 등 생활·로컬분야 창업은 고유의 특성을 가진다. 먼저, 제품보다 서비스 판매 중심인 특성상 먼저 지역상권 내에서 성공해야 하는데 이는 과밀경쟁이 특징인 국내 자영업 환경에서 이웃 경쟁가게의 상대적 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

또한 생활·로컬분야 창업을 꿈꾸는 젊은 창업가 중에는 자신의 꿈·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창업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지만, 여전히 대다수는 중장년층의 생계형 창업이다.

대기업 중심 산업구조와 대기업 취업 선호로 야기되는 청년 일자리 부족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 한 자영업 창업 증가와 그에 따른 소상공업 과밀경쟁은 ‘제로섬 게임’ 양상을 벗어나기 힘들다.

모든 소상공인이 ‘백종원’처럼 성공하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적자생존의 시장경쟁시대에 쉽지 않은 게 현실이고, 이 장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소상공인 정책은 중소기업·벤처·스타트업 정책과 상대적으로 빈약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기업가형 소상공인 몇만 개 육성이 목표가 아닌, 모든 세대의 소상공인이 과밀경쟁과 높은 폐업률에서 벗어날 수 있는 보다 포괄적인 소상공인 정책이 마련되길 기대한다.

kch005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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