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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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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후판가, 결국 '소폭 상승'… 조선·철강업계 희비 엇갈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5.22 06:00

철강업계, 철광석·환율 상승 속 생산 원가 부담 덜어



조선업계, 원가 부담 상승에 수익성·경쟁력 하락 우려

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이 선박 건조에 필요한 후판 등 각종 자재를 내려놓는 강재적치장 전경. 사진=대우조선해양


[에너지경제신문 이승주 기자] 국내 철강·조선업계 간 올해 상반기 후판가 협상이 ‘소폭 인상’으로 결론 났다. 정확한 인상 금액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양 업계의 희비가 교차하는 모양새다.

22일 철강·조선 업계에 따르면 양 업계는 상반기 후판가를 소폭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후판은 선박 건조 시 사용하는 6mm 이상의 철판으로, 총 원가의 20%를 차지하는 조선업계 핵심 자재다. 이번 협상 전까지 후판가는 지난해 하반기 t당 110만원을 유지하고 있었다.

후판가 협상은 일 년에 두 번,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진행된다. 각 업계 1위 기업인 포스코와 HD현대중공업의 협상이 종료되면 타 업체는 해당 안을 따라가는 형식이다.

이번 협상 과정에서 철강업계는 생산 비용이 증가했다며 ‘인상’을 요구했고, 조선업계는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며 ‘동결’을 요구 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상반기 협상이 3∼4월에 끝난다는 점을 미뤄볼 때, 양 업계의 의견이 얼마나 첨예하게 대립했는지 알 수 있다.

이번 후판가 인상으로 철강업계는 원가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게 됐다. 후판 생산 원가는 철광석 가격과 환율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후판은 고로에서 생산되는 쇳물인 ‘용선’을 후속 공정 처리해 만들어지는 데, 철강업계는 고로에 들어가는 철광석을 대부분 수입해 사용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철광석 가격과 환율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11월 t당 82.4달러 수준에서 이달 12일 t당 105.9달러로 치솟았다. 중국 정부의 위드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리오프닝’ 기대감이 그 원인이다. 또한 강달러 기조로 원·달러 환율은 올해 2월 2일 1227.0원으로 저점을 찍은 후 이달 19일 1328.5원 선까지 올랐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원하는 수준의 인상분을 얻어내지는 못했지만 그나마 한시름 놨다"고 밝혔다.

조선업계는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후판은 선박 총 원가의 20%를 차지하기에, 가격이 t당 5만원만 인상돼도 원가 부담이 수 천억원 늘어난다. 특히 2016년부터 지속된 적자에서 막 벗어나려는 조선업계에게 치명적이라는 의견이다. 후판가 인상분은 당장 2분기 실적에 반영돼 ‘흑자 전환’ 시점을 다소 늦출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업계는 인상 시점도 아쉽다고 말한다. 현재 중국 조선사들이 고부가·친환경 선박 부문에서 저가 수주 공세를 통해 출혈 경쟁을 유도하고 있는데, 후판가 상승은 경쟁력 하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후판은 총 원가의 20%를 차지하는 핵심 원자재"라며 "이번 가격 인상으로 인해 조선사들의 고민이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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