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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떨어지면서 연 2∼3%대 초반 금리를 적용하는 상품이 늘어나고 있다. 연 3.5%의 기준금리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품이 많은 만큼 높은 이자를 기대했던 수요들이 빠져나가며 은행의 정기예금 인기도 줄어들고 있다.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1년 만기 기준 은행권의 총 39개 정기예금 중 6개의 상품을 제외한 33개 상품이 기준금리(연 3.5%) 이하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은행권 정기예금은 최고 5% 이상의 금리를 제공하기도 했으나 현재 금리는 당시보다 약 2∼3%포인트 하락했다.
가장 높은 금리를 주는 정기예금은 Sh수협은행의 헤이(Hey)정기예금으로 연 3.75%의 금리를 제공한다. 이어 우리은행의 원(WON)플러스예금이 연 3.62%, SC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과 케이뱅크의 코드K 정기예금이 연 3.6%의 금리를 각각 준다.
BNK부산은행의 더(The) 특판 정기예금과 DGB대구은행의 IM스마트예금은 3.55%의 금리를 주고 있다. BNK경남은행의 BNK주거래우대정기예금 등 3개의 정기예금 상품은 연 3.5%의 금리를 제공 중이다.
6개의 상품은 2%대, 1개의 상품은 0%대 기본금리를 적용한다. 만기를 채우거나 금리우대쿠폰을 사용하면 우대금리를 적용받아 3%대 금리로 올라서는 게 대부분이지만 별도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경우가 있어 모든 우대금리를 받기 까다로운 경우도 있다.
기준금리 인상이 마무리됐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은행의 수신(예·적금)금리도 낮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2월과 4월 기준금리를 2회 연속 동결하며 기준금리 인상에 제동이 걸렸다. 이에 따라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COFIX)는 지난달 기준 3.44%(신규)로 전월 대비 0.12%포인트 하락했다. 신규 코픽스에는 정기예금, 정기적금, 상호부금, 주택부금, 양도성예금증서, 환매조건부채권매도, 표지어음매출, 금융채(후순위채·전환사채 제외)가 포함된다.
정기예금 금리가 낮아지며 은행의 자금이 다른 투자처로 빠져나가는 머니무브 현상도 가속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의 ‘4월중 금융시장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달 말 은행권의 정기예금 잔액은 930조6000억원으로 한 달 새 6조4000억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3월에 정기예금 잔액이 8조8000억원 줄어든 데 이어 두 달 연속 감소했다. 올해 들어 정기예금 잔액은 총 13조7000억원 줄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 변화를 보면 4월 말 기준 805조7827억원으로 올해에만 12조6539억원 감소했다. 월별로 보면 기업자금이 들어와 일시적으로 늘어나는 월도 있었으나 전반적으로 감소 추세를 이었다.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 논의에는 선을 긋고 있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 동결 가능성을 언급한 만큼 금리 인하 압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이달 25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결정하는데 세 번째 기준금리 동결 결정이 나올 경우 사실상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종료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금융당국의 수신금리 인상 자제 권고 이후 지금은 은행채 발행도 늘어나고 있어 은행이 수신금리를 높여야 하는 이유가 없다"며 "시장금리 흐름에 따라 정기예금 금리는 더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