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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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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 쇼핑한 외국인, 개인 던진 반도체 쓸어 담았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5.21 11:00

외국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각각 1조2962억원, 3615억원 순매수



증권가 반도체 시장 바닥론… 3분기 이후 시장상황 개선 긍정적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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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위=백만원)


[에너지경제신문 양성모 기자]개인 투자자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15일 이후 5거래일 연속 순매도에 나서며 이달에만 2조7000억원을 던진 반면, 외국인들은 2조원 가까이를 순매수하며 바이코리아(Buy KOREA)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들 외국인은 개인이 손절중인 반도체 대장주들을 집중적으로 사모으고 있어 반도체 업황에 대한 바닥론도 힘을 얻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5월 1일~19일)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9695억원을 순매수 했다. 반면 같은 기간 개인은 2조6869억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지난 19일 개인은 1조1000억원을 순매도 했는데 개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원 이상 순매도에 나선 건 1조164억원을 팔았던 지난 4월 7일 이후 한 달여 만이다.

5월 한 달간 외국인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각각 1조2962억원, 3615억원어치를 순매수 했는데, 이는 1조5000억원이 넘는 규모로 외국인들의 쇼핑카트에 반도체 물량이 대부분 담긴 것이다.

반면 개인은 삼성전자 주식 1조2540억원, SK하이닉스 주식 3737억원어치를 순매도 하면서 엇갈린 행보를 나타냈다.

2분기에도 반도체업황 부진과 이에 따른 이익저하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외국인의 이같은 행보는 다소 이례적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95.47% 급감한 6402억원을, SK하이닉스는 작년 같은 기간 2조8639억원 이익에서 3조4023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1년만에 적자전환했다. 이들 반도체 대장주의 총 영업익 감소분은 19조7474억원으로 코스피 전체 이익 감소분(28조935억원)의 70%에 달한다.

2분기에도 이들 반도체 대장주의 실적 개선은 어렵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시각이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로 2665억원을 제시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98.1%가 낮은 수치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3조2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전분기에 비해 적자 축소가 예상되지만 큰 폭의 개선은 어려운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외국인들의 순매수 행진은 현재 시장은 바닥으로 보고, 장기적 관점을 배경으로 한 투자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현재 반도체의 실수요 회복세는 더디지만 감산 지속과 설비투자의 축소 등은 재고물량 저하로 이어져 향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2022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밀어닥친 반도체의 겨울은 2023년 상반기 반도체 경기가 저점을 찍은 뒤 3분기부터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이라며 "반도체 기업들의 저점 매수가 유효한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높은 재고에 따른 공급업체들의 감산발표 이후 메모리 현물가격 반등과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회복이 이뤄진다"며 "반도체 주가와 ISM 제조업 지수는 동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제조업 지수가 역사적 저점에 위치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반도체도 사이클상 바닥(Bottom) 국면에 위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2분기 D램(RAM) 가격은 전분기 대비 하락폭이 완화되고, 3분기부터는 D램 스팟가격의 추세적 반등이 시작될 것"이라며 "국내 메모리반도체 업종에 대해 비중 확대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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