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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위), 케이뱅크. |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인터넷전문은행의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고 있다.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에 따른 결과인 만큼 인터넷은행들은 여신 관리와 충당금 확대 등으로 부실 우려에 대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1분기 말 연체율은 0.58%로 전분기 대비 0.09%포인트 확대됐다. 1년 전(0.26%)과 비교하면 0.32%포인트 늘어 두 배 이상 커졌다.
고정이하여신도 늘었다. 1분기 카카오뱅크의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1249억원으로, 1년 전(649억원)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43%로 1년 전(0.25%) 대비 0.18%포인트 확대됐다.
케이뱅크의 1분기 말 연체율은 0.82%로 전분기(0.85%) 대비 0.03%포인트 줄었다. 단 1년 전(0.48%)과 비교하면 0.34%포인트 증가했다.
고정이하여신은 1년 전 497억원에서 지난 1분기 1123억원으로 늘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같은 기간 0.64%에서 0.94%로 0.30%포인트 확대됐다.
인터넷은행들의 건전성 지표 악화는 중·저신용대출 확대에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인터넷은행들은 설립 취지에 따라 중·저신용대출을 확대하고 있다.
1분기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상 무보증 신용대출 잔액은 약 3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신용대출 없이 중·저신용대출만 공급했던 지난해 1분기(약 2조7000억원)와 비교해 올해 1분기 중·저신용대출 공급 규모는 20% 이상 늘었다고 카카오뱅크는 설명했다. 중·저신용대출 비중은 올해 1분기 말 25.7%로 확대됐다.
케이뱅크도 중·저신용대출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아직 1분기 말 기준 잔액을 공개하지는 않았는데, 지난해 말 기준 중·저신용대출 공급 규모는 총 2조265억원으로 집계됐다. 중·저신용대출 비중은 25.1%로 지난해 목표치인 25%를 넘어섰다.
인터넷은행 한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신용 등급이 낮은 중·저신용자 대출이 확대되면 연체 등 부실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부실 지표 악화는 중·저신용대출 공급에 따른 결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은행들은 여신 관리를 강화하고 충당금 규모를 확대하면서 부실 우려에 대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3일 1분기 실적 발표 기업설명회(IR)에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고신용대출의 연체율은 특별한 변동을 보이고 있지 않지만 중신용대출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추세"라며 "이에 따라 지난해 2분기 126억원의 충당금을 쌓았고 지난해 4분기 74억원, 올해 1분기 94억원의 추가 충당금을 쌓았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의 1분기 말 기준 대손충당금 잔액은 2923억원으로 1년 전(1608억원) 대비 81.8% 증가했다. 해당 분기 대손충당금전입액(526억원)을 총 여신 평균 잔액으로 나눈 대손비용률은 0.76%로 1년 전(0.51%) 대비 0.25%포인트 확대됐다. 단 총 대손충당금 잔액에서 고정이하여신을 나눈 대손충당금적립률은 고정이하여신 확대에 따라 248%에서 234%로 14%포인트 줄었다.
케이뱅크의 대손충당금은 지난해 1분기 979억원에서 올해 1분기 2101억원으로 2배 이상 확대됐다. 케이뱅크도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96.6%에서 186.4%로 줄었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중·저신용대출 공급으로 리스크 우려가 높아지기 때문에 은행들은 충당금을 더 많이 쌓고 있다"며 "중·저신용대출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아 은행들의 이자이익 확대 등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지금은 중·저신용대출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