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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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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입 열 개라도 할 말 없을 것"했는데...김남국, 입 열고 자료 닫고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5.16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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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장원리에서 열린 ‘청년농업 현장방문 및 간담회’를 마친 후 윤석열 대통령 간호법 제정안 거부권 행사를 비판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자당을 ‘기습 탈당’한 김남국 의원에 의해 곤란한 처지에 놓였다.

김 의원을 최측근으로 뒀던 이재명 대표는 김 의원 탈당을 "책임진 것"으로 표현하며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라고 사죄한 바 있지만, 상황은 전혀 다른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김 의원이 탈당 이후 내놓은 발언으로 거듭 논란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서도, 관련 자료는 제출하지 않아 조사에 난항이 빚어지면서다.

진상조사단에 참여 중인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16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후 "(김 의원) 탈당 전에 상세한 자료요청을 한 상태였지만, 아직 받지 못했다"며 "탈당이라는 상황 변화가 있었으니 다시 한번 김 의원에게 자료와 협조를 요청했지만, 이에 대해서도 아직 김 의원의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검찰 강제수사가 시작된 상황에서 김 의원이 협조하지 않을 경우, 당내 진상조사가 중단될 수밖에 없어 민주당이 사실상 ‘백지 상태’로 논란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날 김 원내대변인 역시 "김 의원이 협조하지 않으면 자료를 수집하거나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금융전문가로서 진상조사단에 참여 중인 이용우 의원도 SBS 라디오에서 "압수수색이 진행됐기 때문에 (김 의원) 협조가 어떻게 될지에 따라 진상조사가 더 나아갈 수 있을지, 여기서 멈출지 달라질 것"이라며 "현재 상황으로 봤을 때 (자체 조사를) 진행하기 어려운 국면으로 접어들지 않았나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당장 김 의원 탈당 때부터 이런 문제를 지적해왔던 비명계는 이 대표에 한층 강력한 대응을 촉구하며 대표직 사퇴 가능성까지 우회적으로 거론했다.

김종민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에서 "(이 대표와 김 의원이)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 하더라도 우리 당을 위해 해야 될 것은 해야 (한다)"며 "그런데 그런 결단을 안 하고 가면 이재명 대표 개인한테만 남으면 괜찮은데 민주당에 쌓이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특히 "아직까지는 이 대표의 시간이 주어져 있다. 그런데 주어진 시간이 그렇게 많이 남지 않았다고 본다"고도 압박했다.

실제 대장동 등 이 대표 본인 리스크에 더해 송영길 전 대표 ‘돈 봉투’ 파문, 김 의원 ‘코인 투기’ 논란까지, 의혹이 자본 시장 대부분을 아울러 번지면서 민주당이 줄기차게 주장해 온 ‘검찰 탄압론’도 점차 힘을 잃고 있다.

조응천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그동안 대형 악재가 발생하면 당사자들은 당연히 전면 부인한다. 거기에 검찰의 조작 수사, 야당 탄압 이런 것을 든다"면서 "당에서는 조치도 하지 못한 상태에서 (당사자들이) 탈당 하는 사이클이 반복되고 있지 않은가? 얼마 전 돈 봉투 사건 때도 그랬고 이번에 코인도 그렇고 매번 그렇다"고 지적했다.


이 가운데 당내 진상조사 결과를 기다리지 말고 민주당 스스로 김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해야 한다는 주장도 여야 전반에서 이어진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에 나와 "김 의원이 탈당한 상황에서 (민주당) 자체 조사가 어렵게 되면 국회 차원에서 제대로 다뤄야 한다"며 "(민주당이) 김 의원을 윤리위에 제소하는 게 ‘그래도 민주당이 이 문제를 심각하게 여기는구나’ 하는 점을 국민께 보여드릴 유일한 방법"이라고 압박했다.

국회 윤리특위 여당 간사인 이양수 의원 역시 "김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여야 공동으로 발의하자"고 주장했다.

다만 민주당 간사인 송기헌 의원은 "저희 당 내부 절차가 있어서 절차대로 처리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 가운데 ‘키’를 쥔 이재명 대표는 이날 농촌 모내기 체험에 나서 김 의원 논란에 대한 대응 보다는 정부를 향한 공세로 국면 전환을 시도했다.

이 대표는 오후 경기도 안성의 한 농가를 찾아 직접 밀짚모자를 쓰고 이앙기를 몰며 모를 심었다.

그는 이어 진행한 청년 농업인들과 간담회에서 "결국 농민이 자기들 권익을 좀 더 깊이 생각하고 정치적 성격을 분명히 해야 하는데 그래서 청년 농업인에게 희망이 있는 것"이라며 "(정부에) 요구도 하고 책임도 묻는 게 진짜 농업을 개선하는 일"이라고 당부했다.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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