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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연준의장(사진=AFP/연합) |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가 강하게 침체되는 와중에 물가가 안 잡히는 현상을 일컫는데 앞으로도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만큼 연준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꺾일 가능성이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와 동시에 경제 침체에 대한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어 둘 중 하나의 결과만 바라보는 시장이 가격을 잘못 반영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과거 사례가 드물기 때문에 이에 대응할 수 있는 투자 플레이북이 제한된 상황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실제로 미국 경제에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연율 1.1%로 집계됐는데 이는 전문가 전망치(2.0%)의 절반 수준인데다가 지난해 4분기(2.6%)와 비교해서도 성장률이 급격히 식었다. 연준의 긴축 여파에 민간 투자가 급감한 영향이다.
이를 반영하듯, 경기 침체가 임박했음을 나타내는 미 국채 수익률곡선 역전 현상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재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은 2년물 수익률을 약 61bp 가량 밑돌고 있다. 향후 경제 성장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질수록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보다 더 높아지는 현상이 벌어진다.
이 와중에 연준이 주로 참고하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와 근원 PCE 가격지수는 1분기에 각각 4.4%, 4.9% 올라 직전 분기(PCE 3.7%, 근원 PCE 4.4%)보다 상승폭을 늘렸다.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올 하반기부터 미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예상하는 시장에 대한 리스크가 조명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미국 기준금리가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인상된 후 이 수준에서 지속될 것을 기본 시나리오로 두고 있으며 연준이 앞으로 긴축을 더 할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아나 웡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성장이 0∼1% 사이에 머무는 반면 인플레이션이 3%대를 웃도는 스태그플레이션 환경이 올해에 이어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8872억달러(약 1188조원)를 관리하는 영국계 초대형 자산운용사 슈로더의 켈리 우드 매니저도 "무언가 붕괴되고 연준이 강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해야 할 때가 오기전까지 스태그플레이션과 같은 느낌이 올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래리 서머스 미국 재무장관도 스태그플레이션 조짐이 보인다며 내년 안에 미국 경기침체가 올 가능성이 70%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이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도 관심을 끈다. 우드 매니저는 "우리는 채권이 올해의 두드러진 자산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미 국채의 큰손 격인 일본 투자자들도 올 들어 채권 매수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미쓰비시 UFJ 고쿠사이 자산운용의 이시가네 키요시 최고 전략가는 "연준이 긴축을 중단한다 하더라도 기준금리는 높은 수준에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국채에 대해 투자의견을 매도(underweight)에서 중립으로 상향 조정했다.
또 블룸버그에 따르면 헤지펀드들은 미국 주식이 앞으로 하락할 것이란 방향에 베팅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투자자들은 금에 눈을 돌리고 있다. 경기침체에 대응하는 안전자산이란 성격과 함께 인플레이션을 헷지할 수 있어 금이 가장 적합한 투자수단이라는 평가다. 미국 인플레이션이 최대 15%대로 치솟았던 1970년대 당시 국제 금값은 세 배 뛰었다. 이에 퍼스트 이글 인베스트먼트의 매튜 멕레넌 글로벌 밸류 공동 총괄은 글로벌 포트폴리오 중 15%를 금과 금 채굴업체들로 구성했다고 밝혔다.
원자재와 리츠 투자도 1970년대 당시 투자자들에게 상당한 수익률 안겨줬다. 블룸버그 원재자 지수는 1970년말부터 1980년 12월까지 7배 이상 급등했고 FTSE 상장 미국 리츠 지수(FTSE Nareit All Equity REITs)는 1971년부터 1980년까지 188% 가량 급등했다.
다만 블룸버그는 현재 환경은 고정환율제도 중심이었던 1970년대와 다르기 때문에 과거와 동일하게 대응하기엔 리스크가 있을 수 있다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