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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 본사가 위치한 LG광화문빌딩. 사진=LG생활건강 |
[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 코로나 팬데믹 늪에서 빠져 좀처럼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올해 1분기에도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거나 예상되자 2분기 반등을 노린 전열 정비를 서두르고 있다.
두 회사 모두 매출 의존도가 높은 중국시장을 중심으로 2분기부터 글로벌 업황 개선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고, 오프라인 마케팅 중심에서 탈피해 온라인 사업 확대에 따른 실적 효과가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1일 증권가와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올 1분기 증권가 예측대로 저조한 실적을 거뒀고, 아모레퍼시픽도 2일 공시 발표를 앞두고 있지만 호실적을 거두기 힘들다는 시장 전망이 지배적이다.
LG생활건강은 1분기 매출액 1조6837억원으로 전년보다 2.4%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145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6.9% 줄었다. 당초 증권가에서 내놓은 전망치인 매출 1조7000억원, 영업이익 1443억원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LG생활건강이 부진한 성적표를 거둔 이유는 실적 반등을 이끌 것으로 점쳐졌던 중국 경제재개 효과가 미미한 탓이다. 특히, 주력사업인 화장품 부문의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과 비교해 11.3% 감소한 612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0.3% 늘어난 7015억원에 그쳤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아모레퍼시픽도 상황은 비슷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해 초 중국 내 코로나 재확산과 함께 면세사업과 현지 법인 매출이 감소하면서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두자릿 수 감소할 것이란 게 증권업계의 공통분석이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 아모레퍼시픽의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보다 13% 감소한 1조121억원, 55% 줄어든 703억원으로 이익은 시장 기대치를 43% 하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동안 중국은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전체 매출의 각각 50%, 30% 이상을 차지하는 주력 시장으로 꼽혔다. 업계는 2분기부터 중국의 소비 심리 회복과 함께 화장품 수요도 정상 궤도에 올라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변동성이 높은 만큼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것을 목적으로 타개책을 마련하는게 필요하다는 견해가 압도적이다.
이를 반영하듯 한 발 앞선 대응에 나선 곳은 아모레퍼시픽이다. 올 들어 설화수·이니스프리 등 주요 브랜드의 리브랜딩을 단행한 데다, 걸그룹 블랙핑크의 로제와 배우 틸다 스윈튼을 앞세운 글로벌 마케팅 효과도 하반기부터 드러날 것이라는 업계 관측이다.
운영 효율화를 위한 채널 개편에도 힘주고 있다. 오프라인에 집중된 판매 방식에서 벗어나 온·오프라인을 병행하는 옴니(Omni) 채널 전략으로 선회하는 게 골자이다. 상반기 중국 내 이니스프리 가두점을 전부 철수하는 대신 온라인 채널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는데 더해, 최근에는 CJ올리브영에 가두점 위주였던 이니스프리 제품을 첫 입점 시키며 판로 확대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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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소재 아모레퍼시픽그룹 본사. 사진=아모레퍼시픽그룹 |
아울러 온라인 방문 판매 방식의 뉴커머스 카드도 꺼내든다. 최근 방문판매법 개정과 함께 사이버몰을 통한 방문판매자의 비대면 방식 영업이 가능해진 데 따른 새 전략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오프라인 중심 방문판매 방식에 온라인몰까지 더해지면서 온·오프라인 구조로 판매를 병행하는 것"이라며 "이달에 온라인 판매 커머스몰을 공개할 예정으로, 채널 확대에 따른 방문판매자들의 수익성 확대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질세라 LG생활건강도 후·숨·오휘 등 럭셔리 브랜드 리브랜딩에 초점을 맞췄다. 다양한 예술가와의 협업을 통해 젊은 세대의 관심을 끌어냄으로써 중장년층 고객 비중이 높은 ‘후’의 고객층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해외 인지도가 높은 가수 겸 배우 수지, 배우 손석구 등 인기 연예인을 각각 숨·오휘 신규 모델로 기용하는 등 글로벌 확장성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올해부터 탈(脫)중국에 속도를 내는 만큼 이달에만 일본 이커머스 업체 이베이재팬이 운영하는 ‘큐텐’에 공식 숍을 여는 등 온라인 플랫폼 공략에도 집중하고 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당장에 역직구몰 등 온라인 채널을 개설할 계획은 없다"면서 "다만, 최근 몇 년 간 북미·일본 현지 업체를 인수해오며 외형 확장을 해놓은 만큼 현지 이커머스 입점에 주력하며 시너지 창출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inahoh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