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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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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 코앞인데"…'고공행진' 항공권값, 어디까지 오르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4.27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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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에서 여행객들이 탑승 수속을 위해 기다리고 있다.(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글로벌 항공업계가 엔데믹을 계기로 운항 정상화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비행기 표값은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여객기가 부족하다보니 돈을 더 지불하더라도 여행에 나서려는 소비자들이 증가한 탓이다. 여기에 항공업계의 인력난, 국제유가 상승세 등도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이런 추이가 지속돼 휴가철 대목인 올 여름엔 항공권 가격이 더욱 치솟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글로벌 항공권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비해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상황을 조명했다. 비행기 푯값은 계절적 요인, 구매 시기, 운항 시간 등에 따라 좌우되지만 2019년보다 높은 실정이다.

실제로 글로벌 데이터 제공업체 포워드키스에 따르면 서울-싱가포르 노선은 2019년 1분기부터 지난 1분기까지 가격이 139% 뛴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서울-방콕(+28%) △런던-뉴욕(+80%) △런던-두바이(+128%) △뉴욕-캔쿤(+191%) △로스앤젤레스-런던(+67%) 등의 국제선 항공권 가격도 코로나19 이전 대비 모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비행기 푯값이 예전보다 비싼 원인은 여객기 수가 여전히 부족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여행제한 및 국경폐쇄로 최대 1만 6000대에 달하는 항공기가 운항을 중단한 채 창고에 보관됐다. 이는 전 세계 상업용 운송량의 3분의 2 수준이다.

그 이후 코로나19가 엔데믹 단계로 전환되면서 항공사들이 운항 정상화에 나서기 시작했지만 항공기는 아직도 빠른 속도로 여객노선에 투입되지 못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항공전문매체 심플 플라잉은 에어버스 A380 수준의 항공기 1대 투입을 위한 정비 등에 100시간이 소요되는데 항공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를 요구할 경우 그 과정이 상당 지연될 수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보잉, 에어버스 등 항공기 제조업체들은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동시에 러시아 경제제재로 티타늄 등 필수 원재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생산이 지연되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 스피릿 항공, 인도의 인디고 항공 등의 항공사들은 부품이 부족해 새로 인도받은 여객기를 띄우지 못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유럽 최대 저가항공사 라이언에어의 마이클 오리어리 최고경영자(CEO)는 "에어버스, 보잉 등이 생산을 크게 못 늘려 수용능력이 향후 2∼5년 동안 난제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업계의 구인난도 심각하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대규모 감원을 단행한 항공사들은 운항 정상화를 대비해 채용에 다시 나서고 있지만 해고된 직원들은 안정적인 업종으로 아예 눈을 돌린 상태다. 이에 따라 항공사들은 인력을 새로 확보하고 이들을 유지시키기 위해 높은 급여를 제공하는데 이는 항공권 가격을 인상시키는 요인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이런 와중에 소비자들의 보복 심리는 갈수록 더 커지고 있다. 부킹닷컴이 성인 2만 5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다수는 여행 일정을 세우는 데 있어서 비용 등에 더욱 관대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킹닷컴의 마르코스 구에레로 이사는 "과거에 비해 비싸더라도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여행과 관련된 지출에 가치를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항공유 가격과 직결된 국제유가가 2019년 1월 대비 50% 넘게 오른 점, 항공업계의 탄소중립 등도 항공권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최근 유럽연합(EU)은 항공분야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2025년부터 지속가능항공유(SAF) 사용을 의무화하기로 했는데 문제는 SAF가 일반 항공유에 비해 가격이 최대 5배 높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업계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2조달러가 요구될 것으로 추산했다. 이를 위해 항공권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블룸버그는 관측했다.

이에 따라 오리어리 CEO는 이번 여름에 항공권 가격 인상률이 두 자릿수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며 앞으로 몇 년이 지나도 가격 상승세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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