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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LNG 터미널(사진=로이터/연합) |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세계에 천연가스가 넘치는 등 공급이 과잉되자 가격이 폭락하고 있다"며 "온화했던 지난 겨울철 날씨와 소비를 줄이기 위한 노력의 결과로 한국에서부터 스페인까지 재고가 채워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어 "LNG를 실은 운반선들은 하역할 곳을 찾지 못한 채 몇 주 동안 바다 위에 떠돌아다니고 있다"고 덧붙였다.
통상 LNG 물량은 여름철 냉방 수요 시즌이 끝난 후 다음 겨울을 위한 비축이 시작된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이르면 8월부터 유럽의 겨울철 물량이 모두 채워질 수 있다고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짚었다. 그만큼 LNG 공급이 과잉됐다는 뜻이다. 유럽은 러시아로부터 천연가스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작년부터 LNG 수입 터미널을 빠르게 늘려왔다.
실제로 유럽의 LNG 터미널 역할을 하는 스페인에선 현재 비축시설이 85% 가량 채워진 상태다. 이는 빠른 시간내 과잉공급으로 전환될 수 있어 현물가격을 짓누를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RBC 캐피털마켓은 전했다. 핀란드에선 수요가 감소할 것이란 예측에 올 여름철 LNG 수입 공간이 14곳에서 10곳으로 감축됐다.
유럽의 가스업계 단체인 가스인프라유럽(GIE)에 따르면 유럽 천연가스 저장량이 현재 수준으로 도달되는데 걸린 기간이 2021년보다 11주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유럽의 LNG 재고 수준 또한 500만 입방미터로 2018∼2022년 평균치(390만 입방미터)보다 30% 가량 더 높다.
이런 와중에 미국을 중심으로 LNG 생산량이 급증하자 지난달 글로벌 LNG 수출량은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여기에 LNG 주요 수입국으로 꼽히는 중국에선 경기회복 둔화로 LNG 재수출이 이뤄지고 있고 일부 LNG 운반선들은 한국에서 다른 곳으로 향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심지어 세계 최대 LNG 수입국인 일본에서는 자국내 공급과잉을 막기 위해 LNG 화물을 판매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글로벌 LNG 가격은 날개 없는 추락을 이어가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물 LNG 선물가격은 지난 14일 MMBtu당 2.11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했던 2020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또 석유전문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에 따르면 이달초 아시아 LNG 평균 현물가격은 MMBtu당 12.50달러로 집계됐는데 이는 21개월래 최저 수준이다. 지난해 8월에 기록된 역대 최고가(70.50달러)와 비교하면 LNG 가격이 1년도 안된 사이에 82% 폭락한 것이다.
단기적 가격 전망도 암울하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탈론 커스터 에너지 애널리스트는 "LNG 가격에 대한 압력을 지속할 공급 과잉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벤치마크 가격을 더 낮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글로벌 LNG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론 두고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커스터는 저가가 수요를 회복시킬 수 있기 때문에 현재 가격이 바닥에 가까울 수 있다며 올 여름에 폭염이 전 세계를 강타할 경우 소비가 대폭 늘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4월말부터 여름까진 LNG 시설들의 정기 정검이 예정되어 공급량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프랑스 국제관계연구소(IFRI)는 유럽의 경우 예상치 못한 공급차질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