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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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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에너지 위기 속 마지막 원전 가동중단…세계 유일 ‘탈원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4.16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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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가동이 중단된 독일에서 마지막 남은 원전 중 하나인 이자르2 원전(사진=A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유럽 최대 경제대국 독일이 현지 시각 15일 0시(한국시간 16일 오전 7시)를 기해 62년만에 완전한 탈(脫)원전 국가가 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위기가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 원전에서 손을 뗀 나라는 전 세계에서 독일이 유일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독일 정부는 이날 0시에 원자력법에 따라 엠스란트, 네카베스트하임2, 이자르2 등 마지막 남은 원전 3곳의 가동을 중단했다.

지난 1988∼1989년 가동을 시작해 35년간 가동돼온 이들 마지막 세대 원전 3곳이 보유한 가동권한은 이날 자정을 기해 탈원전법에 따라 소멸됐다.

슈테피 렘케 독일 환경장관은 독일 언론에 기고한 글에서 "탈원전은 독일을 더욱 안전하게 할 것"이라며 "이 세상 어떤 원전에서도 1986년 체르노빌이나 2011년 후쿠시마와 같은 재앙적인 사고가 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탈원전으로 더는 방사능에 고도로 오염된 핵폐기물이 생산되지 않는다는 점도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원자력은 3세대 동안 전력을 공급했지만, 이로 인한 핵폐기물 처리 부담은 앞으로 3만세대가 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은 1961년부터 최대 37개 원전을 가동해 전체 전력의 최대 3분의 1가량을 원전에 의존해왔다. 1957년부터 지어진 연구용 원전까지 감안하면 가동 원전은 100개가 넘었다. 그러다가 중도좌파 성향의 사회민주당(SPD)과 녹색당 연립정부가 처음 탈원전을 추진, 2000년에 원전 운영사들과 합의에 성공했다.

이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필두로 중도우파 성향의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과 친기업 성향의 자유민주당(FDP) 연립정부가 집권하자, 탈원전을 철회하고, 2010년 남은 17개 원전의 가동 기한을 최장 2036년까지 연장했다.

하지만, 메르켈 총리는 이런 결정을 내린 지 4개월여 만인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하자 급선회해 2022년 말까지 최종적인 탈원전을 결의했다. 당시 가동 중이었던 17개 원전 중 7개는 즉각 가동을 중단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에너지 위기에 남은 원전 3곳의 가동은 이날까지 연장됐지만, 이제는 완전히 가동을 중단했다. 이들 원전이 독일 전력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로 줄어들었다.

마지막 3개 원전은 가동 중단 이후 해체 작업에 돌입하게 된다. 이들 원전은 가압수형 원자로다. 10년 이상 걸릴 것으로 전망되는 해체작업에는 건설할 때 이상으로 많은 돈이 든다. 해체작업은 2040년대까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독일의 완전한 탈원전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원전의 필요성이 유럽 각국들 사이에서 부각되고 있는 와중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기존에 탈원전을 선언했던 스웨덴과 벨기에 등은 신규 원전 건설을 검토중이거나 최신 원전의 가동기한을 연장한 상태다.

프랑스는 현재 56개 원전을 가동중이고, 영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전력 생산에서 원전의 비중을 15%에서 25%로 상향하기로 했다. 영국은 이를 위해 2050년까지 최대 8기를 더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원전을 건설 중인 EU 국가는 프랑스(1기)와 슬로바키아(1기)이며 불가리아, 체코, 핀란드, 헝가리, 루마니아 등은 원전 건립 계획을 수립한 상태다. 최근 원자력 발전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한 폴란드는 신규 원전을 6개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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