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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 우려 계속···기업들 "맞춤 전략 마련 고심"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4.09 10:02

1분기 실적 양극화···車·이차전지 제외 ‘어닝쇼크’



삼성전자 첫 감산 선언···석유화학·철강 등도 대응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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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현대차 아산공장 생산라인.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1분기 ‘실적 시즌’이 시작된 가운데 기업들은 앞으로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한 맞춤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경기 침체 우려가 계속되는데다 글로벌 ‘정치 리스크’까지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종별 실적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국면이라 각자 처지는 전혀 다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1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한 삼성전자는 사실상 처음으로 반도체 감산을 선언했다. 수요 둔화 상황 속에서도 "인위적인 감산은 없다"고 계속 강조해왔지만 예상보다 겨울이 길게 이어지자 전술을 바꾼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설명자료를 통해 "이미 진행 중인 미래를 위한 라인 운영 최적화와 엔지니어링 런(시험 생산) 비중 확대 외에 추가로 공급성이 확보된 제품 중심으로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감산 규모와 시기 등을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DDR4를 중심으로 감산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은 이미 감산을 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최근 실적 발표에서 올해 회계연도 시설투자 금액을 ‘최대 75억달러’에서 ‘최대 70억달러’로 낮췄다. 시장에서 가격 회복을 기대하게 된 대목이다.

다만 한동안 ‘반도체 봄’이 쉽게 오지는 않을 전망이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D램 평균판매단가(ASP)는 1분기 20% 급락한 데 이어 2분기에도 10∼15%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에 수요가 회복할지 여부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적극적인 감산과 비용절감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 최근 자금조달을 위해 2조원대 교환사채(EB)를 발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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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삼성전자 직원과 이오테크닉스 직원이 공동 개발한 반도체 레이저 설비를 함께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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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LG화학 여수 CNT 2공장 전경.

철강, 석유화학, 디스플레이 등 업계의 1분기 실적도 기대 이하일 것으로 관측된다. 원자재 가격 사이클에 민감하고 글로벌 경기 둔화 여파를 직격탄으로 맞고 있어 뾰족한 해법을 찾기는 힘든 형국이다. 이들 기업들은 우선 근본적인 제품 경쟁력을 올리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의 감산 결정 이후 달라질 분위기에도 적극적으로 대비하고 있다.

호실적을 올린 기업들은 기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사상 처음으로 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이익을 넘어선 LG전자는 프리미엄 가전과 신가전 등을 위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정비하고 있다. LG전자는 모바일 사업에서 과감히 손을 뗀 뒤 전장 등 시너지·성장성이 기대되는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 역시 고부가가치 차종 위주로 해외 판매를 늘린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현대차가 일본 재진출을 선언하고 기아가 중국 전기차 시장을 정조준하는 등 새로운 수요 창출을 위한 노력도 활발하다.

다만 미래 성장 핵심동력인 전기차 분야는 풀어야 할 숙제가 상당히 많다는 분석이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여파와 중국 업체들의 급부상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 테슬라를 중심으로 가격 인하 출혈경쟁까지 벌어지는 양상이다.

이차전지 기업들은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시장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결정하는 게 급선무다. 이미 고객사 확보를 통해 일정 수준 매출이 확정된 만큼 공정 효율화를 통해 이익률을 극대화하는 것도 이차전지 기업들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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