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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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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카드사 현실화 될까?…카드업계 ‘난색’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3.15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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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핀테크업계가 금융당국에 ‘인터넷전문카드사’ 신설을 제안하면서 카드업계가 뒤숭숭하다. 과거 인터넷은행 진입을 허용한 전례가 있어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보긴 어려운 상황인데, 출혈 경쟁이 심해질 수 있어 금융당국도 조심스러운 눈치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핀테크업계는 최근 금융당국에 인터넷전문은행처럼 온라인으로만 영업하는 ‘인터넷전문카드사 신설’과 ‘국제 신용카드 매입업무 전용 라이선스 신설’을 허용해달라고 요청했다.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처럼 온라인으로만 영업하는 카드업이 가능하도록 진입규제를 허용해달라는 게 주요 내용이다.

현행법상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은 은행 지분을 4%를 초과해 보유할 수 없다. 다만 정부는 지난 2018년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을 통해 비금융주력자도 인터넷전문은행의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을 총수의 34% 이내에서 보유할 수 있도록 해 진입이 가능하게 했다.

인터넷전문카드사 출범이 가능해지면, 핀테크 기업이 자체적인 신용카드 상품 개발 및 출시를 할 수 있어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질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신용카드업은 은행 등 금융위원회 인·허가를 받은 금융기관이나 백화점과 같이 업무성격상 겸영이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만, 금융위에 겸영여신업자로 등록할 수 있다. 이 밖엔 자본금과 물적·인적·설비 등 일정 요건을 갖춰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미 핀테크업계는 기존의 인터넷은행 등을 통해 신용카드업 진출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나타냈다. 우선 카카오뱅크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카드업 라이선스 취득 통한 직접 진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2018년도에도 신용카드업 라이선스 취득을 시도하기도 했다. 토스뱅크도 출범 당시부터 신용카드업에 진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카드업계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미 시장이 포화상태인데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나면 수익성이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의견만 제시한 상황이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의 전례가 있어 지켜봐야하는 상황"이라면서 "신용카드사들의 시장 점유율도 얼마 차이 나지 않을 만큼 어려운 업황이 계속되고 있는데, 인터넷전문카드사 출범이 고객 혜택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신용카드사들의 시장 점유율도 1~2%포인트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올해 1월 말 기준 개인 신용카드 판매실적(국내·해외 일시불 및 할부 사용액 합계액)을 기준으로 한 시장점유율은 신한카드(21.03%), 삼성카드(20.61%), 현대카드(17.63%), KB국민카드(16.33%) 순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핀테크사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은 이미 인·허가 과정을 거쳤고, 지난 2021년엔 금융위가 신용카드업 겸영 허가 조건을 일부 완화한 만큼 카드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말 ‘제2기 금융산업 경쟁도평가위원회’도 은행·신용카드·신용정보업에 대한 평가를 통해 인터넷전문은행이 신용카드업 진출을 고려하겠다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신용카드업은 신규 진입비용이 크고 전반적인 수익성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 등에서 새로운 사업자가 등장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우세하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카드사 시스템 구축 및 마케팅 비용 등 투입한 비용 대비 수익을 얻긴 힘들 것"이라면서 "카카오뱅크도 2018년도 당시 시장 수익성 악화와 자본 여력 불충분 등의 사유로 진출을 보류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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