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제롬 파월 연준의장(사진=EPA/연합) |
14일(현지시간)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0% 올라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6.0%와 부합했다. 이로써 미 CPI 상승률은 지난해 6월 9.1%를 기록한 이후 지난 1월(6.4%)에 이어 지난달까지 연속 하향세다. 전월 대비로는 0.4% 상승한 것으로 발표돼 시장 전망치와 일치했다.
그러나 근원 CPI는 전년 동월보다 5.5%, 전월보다 0.5% 각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로는 1월(5.6%)보다 상승 속도가 줄었으나, 전월 대비로는 1월(0.4%)보다 오히려 오름폭이 커졌으며 예상치인 0.4% 상승을 상회했다. 지난달 발표된 1월 CPI에서도 근원 CPI는 전월대비 0.4%오르면서 예상치인 0.3% 상승을 웃돌은 바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미래 물가의 흐름을 예측하기 위해 연준이 참고하는 근원 CPI가 여전히 높고 상승폭을 키웠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신호로 평가된다. 연준의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뜻이다.
LH 메이어의 데렉 탕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CPI 발표는 그들(연준)이 마냥 앉아서 기다릴 여유가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며 "미국 정부가 최근 내놓은 금융 안정 조치들은 금융위기를 막음으로써 통화긴축을 지속하기 위한 여지를 남기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아나 웡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월 CPI는 인플레이션이 빠른 속도로 사라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줘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필요성이 남아있다"며 "3월 FOMC에서는 0.25%P 인상이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준은 최종금리인 5.25%에 도달하기 위해 금리를 몇 차례 더 올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부분의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연준이 3월 FOMC에서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을 점치고 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미 국채금리는 이날 장중 30bp넘게 급등해 최대 4.37%를 찍기도 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도이치방크, JP모건체이스, 모건스탠리, 노무라 등은 베이비스텝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바클레이즈와 골드만삭스는 이달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최종금리 전망을 각각 5.1%, 5.25∼5.5%로 제시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이던 해리스 글로벌 경제리서치 총괄은 "궁극적으로 연준은 인플레이션과 싸워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심지어 블룸버그통신은 오피니언을 통해 3월 금리동결은 악재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금리 동결은 SVB 파산 여파를 막기 위해 미국 정부의 긴급 조치만으론 부족하다는 것은 물론, 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SVB 사태가 지금까지도 잡히지 않는 근원 물가보다 더욱 심각해졌다는 뜻이다.
실제로 일부 전문가들은 SVB 파산에 따른 파장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웨드부시 증권의 댄 아이브스는 "SVB 사태의 파급 효과가 기술 섹터와 실리콘밸리에 수년간 지속될 것"이라며 "SVB는 지난 수십 년간 실리콘밸리에서 대부 역할을 해왔다"라고 밝혔다. 그는 기술 관련 스타트업 중심으로 더 많은 파산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날 미국의 전체 은행 시스템에 대한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무디스는 "SVB와 실버게이트 은행, 시그니처은행에서 벌어진 예금 인출 사태와 이들 은행의 파산에 따라 (미국 은행들의) 경영 환경이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다는 점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전망 하향 조정은 향후 미 은행 업계의 신용등급과 차입 비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CNBC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