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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아들 군대 가면 ‘고기분쇄기’행", 양심적 병역거부 급증...반미·반전 심리 확산한 동유럽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3.14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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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전 총리.AFP/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동유럽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불안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AFP통신은 13일(현지시간) 슬로바키아, 체코, 루마니아, 헝가리 등에서 확전 우려가 주요 정치논쟁이 됐다고 보도했다.

이들 국가에서는 자국이 우크라이나전에 참전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 흘러나온다.

일부는 정부가 병역의무를 되살리고 아들을 징병해 ‘고기분쇄기’로 보낼 것이라는 식으로 불안을 이용·확산시키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NATO) 회원국인 슬로바키아에서는 이런 공포 부추기기 효과로 병역 거부가 급증했다.

슬로바키아 국방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전 발발 전 1500명이었던 양심적 병역거부자는 이후 4만여명으로 증가했다. 이들은 종교나 도덕 신념을 내세워 병역을 거부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이런 시류에는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전 총리가 한몫하고 있다.

피초 전 총리는 올해 9월 의회 선거를 앞두고 나토 때리기를 승부수로 삼았다.

그는 슬로바키아 정권이 "우리 아들들을 바로 전장에 보낼 미국의 머슴"이라는 등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우크라이나전을 미국과 러시아 전쟁으로 규정하고 자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자국 지원을 비판한 것이다. 이런 반미·반전(戰) 전략에 피초 전 총리가 이끄는 스메르당은 여론조사에서 1, 2위를 다투는 중이다.

이에 미국 싱크탱크 애스펀연구소 소속 미할 바세카는 "슬로바키아는 가짜뉴스에 극도로 취약하다"며 "러시아가 선동을 위한 극도로 비옥한 토양을 찾았다"고 진단했다.

체코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페트로 파벨 체코 대통령도 올해 1월 대통령 선거에서 흑색선전에 맞서 싸운 끝에 승리했다.

은퇴한 나토 장성인 파벨 대통령이 전쟁광이라는 게 주된 공세 내용이었다.

체코군을 우크라이나에 파병하거나 체코가 러시아에 전쟁을 선포한다는 등 공포 마케팅도 돌았다.

파벨 대통령 경쟁후보인 안드레이 바비시 전 총리는 "나는 체코를 전쟁으로 끌고 가지 않겠다"는 공약을 제시하기도 했다.

허위정보 추적 단체 활동가인 체흐 엘베스는 "이길 수 없는 전쟁에서 싸울 것이라고 사람들을 겁주는 공작이 유례없이 왕성하게 펼쳐지고 있다"며 체코 상황을 전했다.

엘베스는 "러시아는 불굴의 핵보유 강국으로 우크라이나에서 군사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불가리아에서도 러시아를 지지하고 나토에 비판적인 국수주의 정당인 바주라즈다네가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정부가 불가리아 국민을 ‘총알받이’로 삼으려 한다고 주장한다.

헝가리는 극우성향으로 유명한 오르반 빅토르 총리가 유럽연합(EU) 내에서 공공연하게 러시아 편을 들고 있다.

그는 러시아가 이미 우크라이나를 아프가니스탄 같은 부실국가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통치 권력에 공백이 생겼다는 주장이다.

지리 프리반 영국 카디프대 교수는 이런 동유럽 일각 움직임에 "공포는 원초적인 감정"이라며 "공포 정치는 책에 나오는 가장 고전적인 전술"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 확전 위험이 가장 큰 폴란드에서는 이런 시류에 대중이 거의 호응하지 않고 있다.

이에 프리반 교수는 러시아와의 부정적인 역사 경험이 쌓인 까닭에 폴란드 국민이 친러시아 선동에 면역을 지니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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