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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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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냐 금융 안정이냐"…연준 금리인상 전망 놓고 의견 ‘분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3.14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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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연준의장(사진=A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영향으로 통화정책을 둘러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연준은 40년만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오는 21∼22일 예고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거론했다. 하지만 SVB 사태로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은 물론, 이달 하반기부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마저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연준의 섣부른 피벗(정책전환)으로 인플레이션이 다시 촉발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13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SVB와 시그니처뱅크의 붕괴로 연준의 금리 경로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라는 제목으로 연준이 ‘인플레이션 통제’와 ‘금융 시스템 안정’이라는 두 가지 목표에서 우선순위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연준은 그동안 물가 잡기에 전념해왔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이달 7일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최종금리가 이전 전망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하는 등 통화긴축의 속도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도모하기 위해 긴급 조치를 취하자 시장에서는 연준이 더 이상 금리를 빠른 속도로 끌어올릴 것이란 관측을 배제하기 시작하고 있다. 연준이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해 새로운 기금(BTFP: Bank Term Funding Program)을 최근 조성한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 자체가 모순적일 것이란 설명이다.

이와 관련, KPMG의 다이앤 스웡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긴축경로에서 벗어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가 금융위기라는 것을 우리는 강조해왔다"며 "아직 위기를 모면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를 반영하듯, 14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후 1시 기준,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에서 연준이 이번 달 FOMC에서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밟을 가능성은 76.0%로 나타났다.

불과 전 거래일까지만 해도 40%를 넘었던 빅스텝 확률은 현재 0%로 긴축이 강화될 전망은 아예 사라졌다. 같은 기간 가능성이 없었던 기준금리 동결 확률은 24%로 급등했다.

심지어 올 하반기부터는 금리가 인하될 관측도 부상하고 있다. 금리 선물시장에서는 기준금리가 5월에 5.0∼5.25%까지 인상된 이후 12월엔 4.0∼4.25%로 떨어질 가능성을 가장 높은 확률로 반영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업계에서도 연준이 이번 달에는 일단 쉬어 갈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골드만삭스, 바클레이즈 등은 이번 달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입장으로 선회했다.

일각에선 연준의 피벗을 기대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CNBC에 따르면 LPL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 최고 글로벌 전략가는 연준이 피벗에 나설 정도로 사태가 심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연준 피벗으로 인플레이션의 재발이 촉진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스웡크 이코노미스트는 "은행 섹터의 안정을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 순위지만 이를 위해 금융여건이 완화될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이 얼마나 낮아질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WSJ는 "과거 2008년 금융위기가 본격화할 당시 고유가 환경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로 연준은 때때로 금리를 인하하길 꺼렸다"며 "그러나 현재 근원 인플레이션은 그 당시보다 더 높은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에 씨티그룹은 연준의 기준금리 중단은 시장에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할 여지가 있다며 연준이 금리를 5.5∼5.75%까지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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