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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 상위권 경쟁이 거세질 전망이다. 사진은 아멕스 센츄리온 디자인 카드. |
1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카드업계 시장점유율(신용카드 이용실적 기준)은 신한(19.6%), 삼성(17.8%), 현대(16.0%), KB국민(15.4%)순으로 집계했다.
3분기만 하더라도 KB국민카드가 3위, 현대카드가 4위였지만, 현대카드와 애플페이의 독점계약 소식에 1분기 만에 점유율 1.1%포인트 증가했다. 체크카드 발급량도 1분기 9만6000매에서 4분기 15만6000매로 1.6배 가량 증가했다.
현대카드가 기존의 삼성카드의 독점사업을 가지고 오고 있는 점도 지켜볼 만한 요소다. 현대카드는 오는 5월부터 미국 신용카드사 아메리칸익스프레스(이하 아멕스)와 손잡고 프리미엄 신용카드 ‘센츄리온 디자인 카드’ 3종을 단독 공급하기로 했다.
아멕스 센츄리온 디자인 카드는 삼성카드가 2008년부터 2021년까지 독점 공급했지만, 삼성카드와 아멕스의 계약 만료를 틈타 현대카드가 독점 계약을 서두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카드는 카드 전면 중앙부에 아멕스 상징인 로마 지휘관 ‘센츄리온’이 새겨져 있다. 현대 아멕스 카드는 디자인은 물론 혜택까지 센츄리온 디자인 카드의 오리지널리티를 담은 상품이다. 고객들은 호텔 멤버십 업그레이드, 전 세계 공항 라운지 무료 이용, 다이닝, 패션, 엔터테인먼트 등 글로벌 혜택을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4년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창고형 할인 매장인 코스트코 전용 카드 독점 제휴를 현대카드와 맺으면서다. 2000년부터 2019년까지 코스트코의 제휴 카드사는 삼성카드였다. 이 때 코스트코 삼성카드를 사용하던 고객들이 현대카드로 넘어가면서 회원 수가 빠르게 증가하기도 했다. 코스트코는 1국가 1카드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매출의 70%가 파트너 카드사를 통해 결제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애플페이를 장착한 현대카드의 점유율은 더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이폰 사용률이 높은 2030세대를 중심으로 미래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면서 "추후 모든 카드사가 애플페이를 출시할 수도 있지만, 현재까지는 독점이라고 보는 게 맞는 만큼 두터운 고객층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위 삼성카드도 만만치 않은 상대다. 내실 경영의 강자답게 지난해 점유율을 상승시키기도 했다. 삼성카드는 2019년까지만 해도 1위 신한카드와 4%포인트 차이가 났지만 지난해 말에는 1.8%포인트로 줄였다.
삼성카드는 세계 전기차 시장 1위 테슬라 브랜드의 국내 독점 제휴사이기도 하다. 테슬라는 과거 삼성카드와 비씨카드가 공동 제휴 카드사였지만, 지난해 3월부터 삼성카드 국내 독점 계약을 체결했다. 테슬라 차량 구매 시, 카드사 캐시백을 받기 위해선 삼성카드를 사용해야한다.
테슬라 차량의 경우 인카페이먼트 구조로 자동차에서 충전소나 카페, 편의점 등에서 결제가 가능한데, 최초 구입 시 온라인에서 삼성카드로 결제했다면 해당 카드가 자동 등록된다. 따라서 테슬라 인카페이먼트 계정에서 카드를 변경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삼성카드로 유입되는 구조다.
카드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단독, 독점에 주력하는 현대카드와 삼성카드를 중심으로 점유율이 오르고 있다"며 "삼성카드가 고객별 성향에 따른 맞춤형 혜택과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어 점유율 순위 반전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yhn77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