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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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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거래로 떼돈 벌더니…이젠 금속·농산품에 '군침'?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2.27 12:16
원유

▲원유(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지난해 석유 거래를 통해 역대급 실적을 거둔 글로벌 트레이딩 업체들이 최근 금속과 농산품 시장에 눈독을 들이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7일 석유전문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에 따르면 비톨, 건보르, 하트리 파트너스 등 세계 최대 독립 석유 거래 업체들이 지난해 거둔 현금으로 금속과 농산품 시장에 대한 익스포져(위험노출)을 늘리기 위해 트레이더들을 대거 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립 거래업체 중 최대 규모인 비톨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에만 45억 달러(약 5조 9000억원)의 순수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2021년 전체 실적(42억 달러)을 웃돌았다. 건보르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순익은 2021년 상반기의 3배 이상을 기록했다.

이들이 다른 원자재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러나 금속과 농산품 시장에 대한 이들의 관심이 이 시점에서 급증하고 있는 점이 주목을 받는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짚었다. 비톨의 경우 약 6년만에 농산품 시장에 다시 발을 들이게 된다.

석유, 천연가스 등을 중심으로 하는 거래 업체들이 다른 분야로 눈길을 돌리는 배경엔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증폭된 변동성이 이젠 농산품과 금속 시장에서도 예상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는 "이들은 가격 변동성을 활용해 금속과 농산품 현물이 아닌 파생상품에 거래를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글로벌 식량 불안이 1년째 지속되고 있는 와중에 3월 예정된 ‘흑해 곡물 이니셔티브’ 재협상 전망이 불확실하다. 흑해 곡물 이니셔티브는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을 보장하기 위해 유엔과 튀르키예 중재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체결한 곡물협정으로, 다음달 19일 만료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협상을 둘러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측의 불만이 많아 이 협정의 운명을 점치기 어렵다고 전한 바 있다.

최근 글로벌 원자재 시장에서 큰 변화가 일어난 것도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블룸버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위기는 한 종류의 원자재가 다양한 상품들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천연가스 가격 상승으로 금속 생산량이 억제되거나 비료 가격이 급등되는 등의 식이다.

화석연료에서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되는 이른바 ‘에너지 전환’도 시장 변동성 확대에 일조한다는 관측도 나왔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최근 보고서를 내고 "현재 진행 중인 에너지 전환은 글로벌 식량, 에너지, 소재 등을 통합하는 경제적·물리적 변화"라고 밝혔다. 청정 에너지가 생산되는 과정에서 농산품 시장 등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일례로, 재생에너지의 한 종류로 분류되는 바이오연료는 농작물을 식량용에서 연료 생산용으로 전환시킴으로써 식량 생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맥킨지는 이어 "원자재를 거래하는 시점에서 바라볼 때 이러한 변화는 구조적인 변동성 확대, 무역흐름 변화, 새로운 아비트리지(차익거래) 기회, 원자재 재정의, 상업관계 변화 등의 결과로 이어진다"며 "이는 곧 원자재 트레이더들의 새로운 기회"라고 덧붙였다.

에너지 전환을 주목하는 트레이딩 업체들이 금속 공급이 부족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실제로 글로벌 에너지 컨설팅업체 우드맥켄지의 사이몬 플라워 수석 애널리스트는 이달 보고서를 내고 "거대 광산업체들이 구리, 코발트, 리튬, 니켈, 알루미늄 등 필수 원자재에 대한 새로운 투자를 늘리기 위한 조짐은 아직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지난 20일 투자노트를 내고 S&P GSCI 지수가 12개월에 걸쳐 31%의 수익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 지수는 에너지, 농산품, 귀금속, 산업용 급속, 축산물 등 5가지 분야에 걸쳐 24개의 원자재 흐름을 추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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