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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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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매의 발톱’에 국제금값 추락…연준 때문에 다시 오른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2.24 11:35

금 시세 올해 2000달러 전망도

골드바

▲골드바(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에 그동안 승승장구하던 국제금값이 심상치 않다. 예상보다 약한 미국 인플레이션 둔화세와 이에 따른 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으로 금 시세가 맥을 못 추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도 단기적으론 시세에 변동성이 따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연준의 지속적인 긴축이 결국엔 경기침체를 유발해 금값이 올해 다시 오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3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 따르면 4월물 국제 금 선물가격은 온스당 1826.80달러로 올 들어 최저가를 기록했다. 시세가 작년말부터 고공행진해 지난달 31일 1945.30달러를 찍은 것으로 고려하면 이달에만 가격이 6% 가량 빠진 셈이다.

이번 금값 하락의 주요 배경은 연준의 긴축 강화 가능성에 있다. 연준은 앞서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거쳐 기준금리를 4.50∼4.75%로 0.25%포인트 올렸고, 이는 투표권을 가진 위원들의 만장일치 의견이었다. 당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두어 번(couple) 더’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이를 신뢰하지 않은 시장에서는 금리인상이 곧 중단될 것이란 관측에 무게를 실었다.

하지만 1월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의 2배에 가까운 51만 7000개 늘어나고,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자 연준이 매파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여기에 지난 18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전주보다 3000명 감소한 19만 2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19만 7000명보다 적은 것으로 6주 연속 20만 명 이하를 기록했다. 연준이 예의주시하는 미국 노동시장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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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개월 국제금값 시세 추이(사진=네이버금융)

이를 반영하듯,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에선 올해 최종금리 상단을 5.5%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 상단이 4.75%인 것을 고려하면 앞으로 0.75%포인트 추가 인상 가능성이 열려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국제 금값의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원자재 전문 매체 킷코에 따르면 삭소뱅크의 올레 한센 글로벌 원자재 전략 총괄은 온스당 1788달러선을 금값의 주요 지지선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귀금속 컨설팅 업체인 MSK PAMP의 니키 쉴스 전략가는 "견조한 미 경제지표는 연준이 금리를 더 높고 더 오래 갈 것이란 공포심을 불러 일으켜 이달 금 시세를 짓눌렀다"며 "연준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될 수록 금 매도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요 지표인 온스당 1850달러선이 무너짐에 따라 금 시세는 기술적으로 취약해졌다"고 주장했다.

다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금값이 올해 2000달러선에 근접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연준의 고강도 긴축이 앞으로 경제 전반에 영향을 끼쳐 미국 경기침체가 결국 발생할 것이란 주장이다. 경기가 불황일 때 금 수요가 오르는 경향이 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마이크 맥그론 거시경제 수석 전략가는 "3개월물,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 곡선을 봤을 때 침체가 발생할 확률이 매우 높다"며 "미국 경제가 침체를 피하면 구리를 포함한 산업용 금속이 금 수익률을 아웃퍼폼하겠지만 공격적인 연준을 고려하면 이런 시나리오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최근 투자노트를 내고 "미 달러 대비 금 현물가격(XAU/USD)은 과매도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우리는 점차적으로 금에 대한 익스포져를 늘릴 것"이라며 "금에 대한 중앙은행들의 수요 또한 강해 이는 금 시세를 지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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