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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매장에서 자동차들이 진열된 모습(사진=로이터/연합) |
16일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에 따르면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 중 하나인 미국에서 신차 평균 가격이 5만달러(약 6400만원) 가까이 육박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에 비해 30% 뛴 수준이다. 최근엔 생산확대 등의 영향으로 가격이 진정되고 있지만 일반 소비자들이 부담없이 구매할 수 있는 수준은 여전히 아니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했다.
그동안 자동차 생산에 큰 영향을 끼쳐왔던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최근에는 완화되고 있음에도 자동차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어 더욱 주목받는 상황이다. 국내 완성차 5사(현대자동차·기아·한국GM·르노코리아·쌍용자동차)의 경우, 반도체 수급난 완화의 영향으로 지난달 국내외 판매량이 전년 동기대비 8.7% 늘었다.
차 가격이 급등하다보니 소비자들이 매월 납부하는 할부금도 덩달아 뛰었다. 자동차 정보업체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미국에서 신차 월 평균 할부금은 2019년 대비 두 배 가까이 오른 777달러로 집계됐다. 이 금액은 미국 가계 세후 소득 중간 값의 6분의 1 가까이 차지하기도 한다. 콕스 오토모티브는 2019년까지 지난 10년간 신차 월 할부금이 400달러에 머물렀었다고 밝혔다.
중고차 평균 가격 또한 2만 7000달러로 집계됐다. 미국에서 중고차 가격은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1년 동안 15% 가량 하락했지만 지난달 2.5% 반등했다. 그 결과 소비자들이 매월 납부해야 할 중고차 할부금은 544달러로 나타났다.
자동차 가격 상승세는 미국에서만 국한된 상황이 아니다. ING 리서치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신차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지금도 여전히 오르고 있다. 일본의 경우 자동차 공급 부족으로 중고차 가격이 지난해 본격 급등했다. 중국에선 고강도 방역 정책에 따른 경기 둔화로 자동차 가격 추이에 변화가 없지만 정부는 전기차 대중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비싸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자동차 구매에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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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로고(사진=EPA/연합) |
과거에는 공장을 최대한 가동하고 다양한 할인혜택을 제공해 재고를 소진하는 등 판매량 중심 구도였다면 이제는 우선순위가 수익성을 중심으로 바뀐 것이다. 미국의 한 딜러는 "업체들은 30∼45일분의 재고를 얘기한다"며 "차량용 반도체는 더 이상 큰 이슈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완성차는 약 1300만대로 집계됐는데 이는 2021년 대비 8% 감소한 수치이자 10년만 최저 수준이다. 그러나 포드의 2022년 매출총이익(Gross Profit)은 작년 동기대비 4.4% 증가했고 지난해 GM의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인 145억 달러를 기록했다.
업계 경영진들의 기류 변화도 감지된다.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과거의 재고 수준으로 절대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고 다짐했고 짐 팔리 포드 CEO는 재고를 쌓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지불하거나 이를 소진시키기 위해 할인 및 혜택을 제공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일본 도요타와 닛산도 이와 같은 전략을 택하겠다고 공언했다.
소비자들의 견고한 수요도 또다른 요인으로 지목된다. 도요타 북미법인 측은 올해 미국에서 자동차 판매량이 1500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반도체 수급난으로 억눌린 수요가 400만대 이상이라고 밝혔다. 올해도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현상이 지속될 것이란 의미다. 여기에 완성차 업체들이 내연기관차보다 더 비싼 전기차 출시에 속력을 내고 있어 소비자들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경기둔화 우려, 생산확대, 인센티브 제공 등의 영향으로 올해 신차 판매 가격이 5% 가량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