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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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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버냉키" 우에다, 일본은행 총재로 ‘깜짝 발탁’…대규모 금융완화 영향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2.12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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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일본은행의 새로운 총재로 경제학자인 우에다 가즈오 전 일본은행 심의위원을 임명할 방침을 굳혔다고 교도통신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0일 보도했다. 사진은 우에다 전 심의위원의 2008년 7월 모습.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경제학자 출신인 우에다 가즈오(71) 전 일본은행 심의위원이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의 후임으로 발탁되면서 일본 중앙은행의 대규모 금융완화 기조가 바뀔지 관심이 집중된다.

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우에다를 새 일본은행 총재로 임명할 방침을 굳혔다.

5년 임기인 일본은행 총재 인사안은 오는 14일 국회에 제출되며, 인사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오는 4월부터 새 총재의 임기가 시작된다.

우에다는 도쿄대 이학부를 졸업하고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금융정책 연구자다. 그는 모교인 도쿄대에서 경제학부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쳤고, 1998년 4월부터 2005년 4월까지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 심의위원으로 활동했다.

우에다가 일본은행 총재로 취임하면 경제학자 출신으로는 전후 첫 사례가 된다.

우에다는 그동안 후보로 거론되지 않던 인물로 ‘깜짝 발탁’으로 평가된다. 구로다의 후임으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아마미야 마사요시 일본은행 부총재는 구로다 체제에서 금융정책 운용에 관여해왔다는 이유로 총재직을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3년 3월 일본은행 총재로 취임한 구로다는 대규모 금융완화를 핵심으로 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경제 정책인 ‘아베노믹스’를 뒷받침해온 인물이다.

금융완화 정책에 급격히 수정을 가할 인물을 후임 일본은행 총재로 발탁하면 아베노믹스의 계승을 요구해온 자민당 최대 파벌 ‘아베파’의 반발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었다.

일본은행 총재 발탁 소식이 전해진 지난 10일 우에다는 기자들에게 "금융완화를 당분간 계속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 아베파 내부에서 찬성 기류가 확산했다고 산케이신문은 전했다.

그러나 10년 이상 지속된 대규모 금융완화로 물가 상승과 엔화 가치 하락, 장기 국채 금리 왜곡 등 여러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어 우에다 체제에선 출구 전략을 모색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지난해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국제 원자재·에너지 가격 상승에 엔화 가치 하락이 겹쳐 일본 내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면서 ‘제로금리’로 대표되는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 내부에서도 언제까지 대규모 금융완화를 지속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우에다와 가까운 전직 일본은행 간부는 "(우에다는) 아베노믹스에 집착하는 사고방식이 아니라 경제 정세에 따라 정통적 판단을 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아사히는 "유연한 정책 판단을 할 것으로 보여 중장기적으로 금융정책 정상화를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우에다가 일본은행 총재에 오르면 완만하게 금융완화의 출구를 모색할 것이라는 견해가 확산하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우에다는 지난해 "많은 사람의 예상을 넘어 장기화한 이례적인 금융완화의 틀을 앞으로 어느 시점에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한편, 우에다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당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부의장으로 지냈던 스탠리 피셔의 제자였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피셔의 주요 제자로는 벤 버냉키 전 연준의장, 로렌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 필립 로우 현 호주중앙은행(RBA) 총재, 마리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등이 있다.

이와 관련, 서머스 전 장관은 "그(우에다)는 일본의 버냉키라고 생각하면 된다"며 "우에다는 버냉키와 비슷한 시기에 MIT에서 공부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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