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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사진=AFP/연합) |
거침없이 치솟았던 물가를 억누르기 위해 지난해 금리 인상에 드라이브를 걸었던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올해 첫 통화정책 회의에서도 금리 인상을 이어갔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2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2.5%에서 3.0%로 0.5%포인트 인상했고 영국 중앙은행인 (BOE)도 같은 날 기준금리를 4.0%로 0.5%포인트 올리며 10회 연속 인상 기록을 세웠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또한 지난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4.25∼4.5%에서 4.5∼4.75%로 0.25%포인트 올렸다.
이에 앞서 캐나다 중앙은행(BOC)은 지난달 25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고 한국 중앙은행인 한국은행도 지난달 13일 베이비스텝을 결정했다.
다가오는 7일 올해 첫 통화정책회의가 예정된 호주의 경우에도 베이비스텝이 예상된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주목받는 점은 글로벌 금리인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급부상하고 있다는 부분에 있다. 4일 로이터는 "지난해 서로 경쟁하듯이 금리인상에 나선 글로벌 중앙은행들은 이제는 인상 중단을 위한 토대를 일제히 마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특히 인플레이션에 대한 중앙은행들의 언어에 분명한 변화가 있었다고 짚었다.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대로 끌어내리겠다는 의지는 동일하지만 이들의 어조에 변화가 주목을 받는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2월 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 처음으로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 하락)’이란 단어를 15차례 언급하면서 금리인상 중단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앞으로도 금리가 올라야 한다고 밝혔지만 경제와 인플레이션이 예상대로 움직여준다면 연준은 앞으로 두어 번의 금리인상만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베이비스텝으로 선회한 미국과 달리 빅스텝을 유지했던 BOE도 ‘필요하면 금리를 강하게 계속 올리겠다’는 문구를 없앴다. 앤드루 베일리 BOE 총재 또한 "인플레이션이 고비를 넘겼다는 첫 신호를 목격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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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사진=로이터/연합) |
통화정책 방향이 물가 추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뜻으로 바뀐 것이다. 매 정책회의 때마다 고강도 금리인상을 예고했던 작년의 모습과 대조적이다. 특히 파월 의장은 경기침체를 감안해서라도 인플레이션을 확실히 잡겠다는 의지를 지난해 줄곧 피력해왔다.
캐나다가 주요국 가운데 가장 먼저 금리인상 중단의 신호탄을 쐈던 점 또한 기류 변화에 영향을 끼쳤다는 관측도 있다. BOC가 지난달 베이비스텝을 밟았던 당시 티프 매클럼 BOC 총재는 "인플레가 고비를 넘어가고 있는 중"이라며 이번 인상 이후엔 "조건부로 중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로이터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호주가 이달에 이어 3월에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올린 이후 연말까지 고정시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호주의 기준금리는 3.1%다. 또 한국의 경우 이달 23일로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은이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분위기다.
다만 인플레이션과 연관된 지표들이 앞으로 어떻게 발표되는지에 따라 금리 인상이 중단될 시점이 지연될 수 있는 변수가 있다. 실제로 3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비농업 일자리가 51만 7000개 증가해 시장 전망치인 18만 7000개를 3배 가까이 상회했다. 실업률 또한 3.4%로 전월(3.5%)보다 하락한 데 이어 1969년 5월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미 노동시장이 여전히 강력한 점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 반영하듯, 뉴욕증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지수는 각각 0.38%, 1.04%, 1.59%씩 하락 마감했다.
또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는 3월 FOMC에서 0.25%포인트 금리인상 가능성이 하루만에 82.7%에서 99.6%로 급등했다. 5월 FOMC에서 또 한번의 베이비스텝 가능성이 30.0%에서 62.6%로 뛰었다. 그럼에도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아나 웡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이번 고용지표에서 어떠한 신호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대신 더 믿음직한 고용비용지수를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