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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은행들의 현금자동인출기(ATM).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1월 5대 은행에서 가계대출은 감소한 가운데 기업대출은 대기업대출 중심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기예·적금과 요구불예금은 모두 감소세를 이어가면서 은행으로 몰렸던 자금이 빠져나가는 모습이 지속됐다.
2일 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에 따르면 1월 기업대출 잔액은 707조6043억원으로 전월 대비 3조8774억원 증가했다. 전월 6조6945억원이 줄었다가 한 달 만에 반등했다. 전월이었던 지난해 12월 말 상환 기간이 도래해 대출 상환 규모가 커졌다가 1월에 다시 대출을 받은 수요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대기업대출 중심으로 기업대출이 증가했다. 금리 인상이 지속되자 이자 부담을 겪는 중소기업·개인사업자 차주들은 상환에 주력하는 반면 여력이 있는 대기업은 대출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대기업대출 잔액은 109조4832억원으로 전월 대비 3조9658억원이 늘었다. 대기업대출은 연말이었던 전월 5조8102억원 줄었다가 1월 다시 증가했다. 중소기업 대출과 개인사업자 대출은 모두 감소했다.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598조1211억원으로 884억원 줄었다.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313조650억원으로 1조188억원 감소했다.
가계대출은 감소세를 지속했다. 가계대출 잔액은 688조6478억원으로 전월 대비 3조8858억원 줄었다. 가계대출이 한 달 새 3조원 이상 줄어든 것은 지난해 가계대출이 감소세로 돌아선 후 처음이다.
주택담보대출(513조3577억원)은 2161억원 소폭 늘어난 반면 신용대출(115조6247억원)이 3조3516억원 큰 폭으로 줄었다. 가계대출도 이자 상승에 부담을 느낀 차주들이 상환을 먼저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리가 오르면서 정기예·적금으로 몰렸던 은행 자금도 빠른 속도로 빠져나가고 있다. 은행들이 수신 금리 인상을 멈춘 데다 시장 금리 하락, 금융당국 권고 등에 따라 금리가 오히려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기예·적금 잔액은 849조867억원으로 전월 대비 6조5809억원 줄었다. 그동안 상승세를 지속하던 정기예·적금은 전월 9조9855억원 감소세로 바뀐 후 2개월 연속 줄었다. 자금이 몰렸던 정기예금이 큰 폭으로 줄었는데 1월 말 잔액은 812조2500억원으로 6조1866억원 감소했다. 정기적금은 지난해 10월부터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요구불예금도 큰 폭으로 줄었다. 요구불예금 잔액은 571조5289억원으로 전월 대비 34조3166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7월 약 37조원이 줄어든 후 가장 감소 폭이 크다.
시중은행들의 수신 금리 인하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증시 분위기가 회복되고 있어 다른 투자처를 찾아 은행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현상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2일 2225.67에서 지난 1일 2449.80로 한 달 새 10% 이상 올랐다. 여기에 기준금리 정점론이 나오고 있는 데다 각종 부동산 규제가 풀리고 있어 서서히 부동산 시장으로 자금이 몰릴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