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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은 총재 "올해 물가 중점 두며 경기·금융안정 고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1.18 16:47
이창용

▲18일 서울 중구 언론회관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기자간담회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8일 "올해는 물가에 중점을 두면서도 경기·금융 안정과의 트레이드오프(trade-off)를 면밀히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외신기자클럽 기자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지난해에는 5% 이상의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물가에 중점을 뒀다"며 이같이 밝혔다.

올해 물가 흐름과 관련 그는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은 주요국과 마찬가지로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지면서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한국의 헤드라인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은 지난해 국제유가 급등 영향이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뒤늦게 반영되며 주요국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유로 지역 전기·가스요금 등 에너지 요금 상승률은 40%를 상회했으나 한국에서는 13%에 그쳤다. 이에 따라 올해 유가 수준이 지난해보다 낮아지더라도 한국은 그간 누적된 비용 인상 압력이 올해 전기·가스요금에 뒤늦게 반영되며 헤드라인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주요국보다 더딜 수 있다고 이 총재는 설명했다.

그는 "금융 안정과 관련한 커뮤니케이션 어려움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부채 문제로 한국 금융시스템에 단기적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없어 보이나 부동산 관련 부문에서 어려움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한국의 통화정책 운용 여건을 주요국과 비교하면서 주요국과의 공통점으로 예상치 못한 높은 인플레이션, 달러화 강세, 높은 레버리지 수준 하에서의 통화 긴축을 들었다. 그는 "이런 공통점 내에서도 한국만의 특수성이 나타났다"며 "전 세계적으로 고물가는 공통적 현상이었으나 초래한 요인은 국가별로 달랐다"고 했다.

유로 지역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공급요인 영향이 컸고, 미국은 팬데믹 회복과정에서 늘어난 재정지출, 노동시장 구조 변화 등으로 물가 압력이 더 크게 나타났다.

이 총재는 "한국은 수요, 공급 요인의 기여도가 양 지역의 중간 정도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CPI의 근원 품목(식료품·에너지 제외) 기여율은 한국이 54.7%, 미국이 66.8%, 유로 지역이 33.1%로 각각 나타났다.

외환시장에 대해서는 "원화는 지난해 8월 중순부터 10월 말까지 달러 강세 속도보다 더 빠르게 절하됐다"며 "중국 경기둔화·일본 엔화 가치의 가팔라진 절하 등에 주로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중이 105%로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점도 특징으로 꼽혔다.

이 총재는 "한국의 가계부채 구조는 통화정책 결정을 더 복잡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한국의 단기부채·변동금리 비중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아 통화 긴축·주택가격 하락에 대한 소비지출·경기 민감도가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은에 따르면 만기가 1년 이하인 가계부채 비중은 전체의 3분의 1 수준이다. 가계부채의 80% 정도는 변동금리로 구성됐다.

이 총재는 "한은은 이러한 정책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며 앞으로 통화정책을 더 정교하게 운용해 나가겠다"며 "시장과의 투명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도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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