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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공장 |
15일 업계에 따르면 포드와 BMW 등 해외 대형 완성차 업체와 국내 배터리 기업 간 논의가 가시화되고 있다. 포드는 유럽 지역 배터리 생산 거점으로 추진하는 튀르키예 합작 공장 파트너로 기존 SK온 대신 LG에너지솔루션과 논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포드는 SK온과 튀르키예 기업 코치가 참여해 총 4조원을 투입해 터키 앙카라 인근에 최대 45기가와트시(GWh) 규모 합작공장을 설립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SK온이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 IPO)를 통해 예상보다 낮은 자금을 끌어오면서 투자 계획이 차질을 빚은 것으로 전해졌다. SK온은 4조원대 프리 IPO를 추진했으나 투자 유치에 실패하면서 지난해 말 8000억원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BMW는 배터리 최대 조달처인 삼성SDI와 유럽 헝가리에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 설립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삼성SDI는 BMW와 2021년부터 10년간 29억유로(약 3조9000억원) 규모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고 제2공장을 설립해 최근 양산에 들어갔다. 지난 2017년 세운 제1공장과 함께 삼성SDI 유럽 생산거점이다.
삼성SDI는 자체 공장 두 곳이 있는 헝가리 괴드 지역에 세 번째 공장 설립을 검토 중으로 전해졌다. 이곳이 BMW 전용 배터리를 만드는 시설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BMW는 오는 2025년까지 헝가리 데브레첸 공장에 20억유로(약 2조7000억원)를 투입해 배터리 조립시설을 건립하고 있다. 삼성SDI가 제3공장에서 원통형 배터리 셀을 생산하면 이를 BMW가 데브레첸 신공장에서 조립해 완성하는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12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올리버 집세 BMW 회장이 인천 영종도에서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도 두 회사 간 협력에 기대감을 높인다. 이 회장은 지난해 6월에서 유럽을 방문해 BMW 경영진과 회동한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완성차 기업과 협력을 이어가는 배경에는 자금력과 수율이 있다고 업계는 설명한다. 자금난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높은 기술력과 대규모 공장 운영 경험에 따른 수율 관리 능력을 갖춘 상위권 업체에 합작공장 건설 요청이 쏠리는 모양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높은 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대형 생산 공장 운영 경험이 있고 수율 관리 능력이 뛰어난 일부 업체를 중심으로 합작 공장 논의가 집중되고 있다"며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등이 수혜를 입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jinsol@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