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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3대3' 언급에도…전문가들 "최종 금리 3.5%일 것"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1.13 16:55

3.5%, 3.75% 금통위원 3명씩 제시

11월보다 최종 기준금리 수준 높아져



채권시장에선 "시장 안정 위한 매파적 언급"

"미국보단 국내 요인 먼저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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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최종 기준금리를 두고 금융통화위원회 내 3.5%와 3.75%를 제시하는 의견이 3대3으로 나눠졌다 언급하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2월 금통위에서도 지금처럼 의견이 팽팽하다면 의장인 이 총재가 캐스팅보트를 쥐게 된다.

금통위의 팽팽한 의견 속에서도 금융시장에서는 금리 정점이 3.5%일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속도 조절에 나선 데다 한은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추면서 국내 요인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추가 금리 인상에는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 최종금리 3.75% 금통위원 3명으로 늘어…이 총재 "불확실성 크다"


이 총재는 13일 서울 중구 본관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최종금리를 두고 금통위간 의견이 나뉘고 있다고 했다. 이 총재는 "이번 회의에서 3명은 최종금리를 3.5%로 보고 그 수준에 도달한 이후에는 당분간 그 영향을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 반면 나머지 3명은 상황에 따라 최종금리가 3.75%도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이날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기존 3.25%에서 3.5%로 0.25%포인트 높였는데, 주상영 위원과 신성환 위원이 동결 소수의견을 냈다.

앞서 지난해 10월과 11월 이 총재는 금통위원 다수가 최종금리를 3.5%로 보고 있다고 했다. 11월에는 3.5% 3명, 3.75% 2명, 3.25% 1명이라고 언급했다. 약 2개월이 지난 이날 금통위원들이 제시한 최종금리 수준이 더 높아진 것이다. 이 총재는 "최종금리는 당분간, 즉 3개월 기준으로 볼 때 기준금리 정점이 어떻게 될 지에 대한 것"이라며 "그 수준을 반드시 지키겠다는 것이 아니며 물가, 성장흐름, 외환시장 등을 감안해 전제가 바뀌면 바뀔 수 있다"고 했다.

최종금리를 3.75%를 제시한 이유로는 물가 경로, 미국 금리 방향, 중국 경제 회복 등 불확실성이 많이 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이 총재는 설명했다. 국내 물가 수준이 여전히 5%대로 높고 한미간 금리 격차, 중국의 경제 회복 속도에 따른 수출과 유가 영향 등 아직 불확실성이 커 섣불리 최종금리를 결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날 이 총재 견해를 묻는 질문에도 그는 "불확실성이 있는 상황인데 의견을 내서 한쪽으로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말을 아꼈다. 2월에도 금통위원들 의견이 3대3으로 나뉜다면 이 총재가 의견을 내 금리인상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 전문가들 "시장안정 위한 매파적 언급…3.5% 정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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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가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금통위 내 의견이 대립하고 있지만 금융시장에서는 최종금리가 3.5%일 것이란 예상이 힘을 얻고 있다. 이 총재의 ‘3대3’ 언급 또한 금리 인상 종료를 앞두고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매파적 발언이란 분석이 나온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통화정책방향 결정문(통방문)을 보면 지난해 11월에는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라고 했으나 이번에는 이를 ‘긴축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수정했다. 사실상 이번 금리 인상 사이클의 마무리 단계란 인식을 줬다"며 "한은이 매파적 시그널을 유지한 것은 실제 인상 여부를 떠나 기대물가를 안정시키겠다는 목적이었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권기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종 금리를 두고 3명씩 의견이 나뉜 것은 최종 금리 도달 시점을 앞두고 시장 내 빠른 피벗(통화정책 방향 전환) 기대감을 억제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흐름인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물가 경계감이 높았던 지난해 11월 통방문과 이번 1월 통방문은 확연한 온도차를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번 1월 금통위 통방문에서는 올해 성장률 하향 조정을 시사했고, 2월 이후 물가 지표 하락 가능성, 비우량 회사채와 PF-ABCP(프로젝트파이낸싱 자산유동화 기업어음)에 대한 높은 경계감 등이 표명됐다"며 "한은은 금리인하 논의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고수했으나 채권시장은 금리인상 사이클 종료와 물가하락 가능성, 금리 하락에 대한 베팅이 확대됐다"고 덧붙였다.

시간을 두고 물가 상승률은 낮아질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한은이 국내 경기에 중점을 두면서 통화정책을 운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은은 연내 성장률이 기존 예상치인 1.7%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했다. 미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조절에 나서며 한은이 빠르게 미국 금리를 따라가야 할 명분도 줄었다.

이 총재는 이날 "지금은 미국이 속도를 조절하기 시작했다"며 "기본적으로는 국내 상황을 보면서 금리 결정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권 연구원은 "이 총재가 물가안정의지를 강하게 보이면서도 한은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하향 조정했는데, 시장 내 과도한 기대감을 억제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지였을 것"이라며 "성장률 하향으로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경기불확실성이 더 높아졌기 때문에 한은의 정책 스탠스는 경기 침체를 막는 것에 초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단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안 연구원은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은 열어두지만 향후 시장금리 방향에 중요한 것은 연내 인하 연부로 시선이 옮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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