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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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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업계 재택근무 스톱에 직원들은 ‘싫어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1.09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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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판교 오피스.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재택근무를 선제적으로 선보였던 정보통신기술(ICT)업계가 엔데믹을 맞아 근무제 손질에 돌입했다. 사무실 출근을 원칙으로 되돌려 업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재택근무 종료에 대한 직원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아 난항이 예상된다.


◇ 게임업계·카카오 이어 SKT도 "사무실 출근이 원칙"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카카오 등 재택근무를 선제적으로 도입했던 기업들이 속속 사무실 출근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날 SK텔레콤은 재택근무 횟수를 일주일에 1회로 제한하고 ‘메인 오피스’ 근무를 원칙으로 하는 내용의 ‘워크 프롬 애니웨어(WFA) 2.0’을 시작한다고 사내에 공지했다. 다만 지난해 4월부터 운영해온 거점 오피스 ‘스피어(Sphere)’ 출근은 메인오피스 출근으로 인정된다. 새 근무제는 다음달 1일부터 적용된다.

앞서 카카오도 오는 3월부터 전면 재택근무를 해제하고 오피스 내 근무를 원칙으로 하는 새 근무체제를 적용하겠다고 공지했다. ‘오피스 퍼스트(office first)’ 근무제에 따라 카카오 임직원은 회사가 지정하는 오피스 안에서 근무해야 하고, 전 직원에게 고정좌석이 제공된다. 다만 불가피한 경우에는 최소 단위 조직장의 판단·승인을 통해 원격근무를 할 수 있다. 카카오의 근무제는 본사 직원에게만 적용되는 내용으로, 계열사(공동체) 직원들은 공동체 별로 상이한 제도를 적용받는다.

엔씨소프트(NC)와 넥슨, 넷마블 등 게임업계는 코로나19가 잦아들기 시작한 지난해 6부터 전면 사무실 출근 제도를 시행 중이다. 특히 게임업계에서는 재택근무를 실시하면서 신작 개발에 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프로젝트성 업무를 할 때에는 직원들 간 협업이 필수적인데, 원격 근무로 인해 직원 간 커뮤니케이션이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 재택근무 종료에 직원들은 ‘반발’

다만 직원들은 재택근무 종료를 반기지 않는 기색이 역력하다. 2~3년 간 재택근무를 경험한 직원들의 다수가 재택근무를 선호하고 있어서다. 앞서 전면 사무실 출근을 선제적으로 도입한 게임업계의 경우 한동안 내부 저항이 만만치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게임사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재택근무가 마치 사내 복지처럼 포장이 됐었는데, 이제 와 전면 출근으로 바꾸니 직원들의 불만이 큰 것"이라며 "새 근무제 도입은 마치 있던 사내 복지를 없애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가 최근 직원들을 대상으로 올해 상반기 원하는 근무 방식을 조사한 결과 직원 7313명 중 56%는 전면 원격 근무를 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반기 대비 1% 늘어난 수치다. 나머지 44%가 일반적인 형태의 주5일 사무실 출근을 선호한다고 해석하긴 어렵다. 이들이 선택한 것은 ‘주 3일’ 이상 출근이다.

카카오의 경우 최근 사무실 출근을 공지한 이후 직원들의 노조 가입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카카오는 지난해 ‘메타버스 근무제’ 적용 과정에서도 직원들의 반발로 일부 제도를 재검토한 바 있다. 카카오 노조 측은 "현재 새 근무제를 두고 사측과 논의 중인 단계가 아니지만, 논의가 진행되면 노조가 참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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