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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2023년 기업공개(IPO) 시장이 4일부터 시작된 가운데 공모 포기 현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시장 회복이 기대되는 만큼 대어급 수요가 얼마나 몰릴지 관심이 집중된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티이엠씨와 한주라이트메탈은 이날부터 5일까지 이틀간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 예측에 나선다. 오는 10일부터는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다.
10~11일에는 오브젠, 샌즈랩, 미래반도체 등 3곳이 수요 예측을 진행한다. 이들은 일반 청약 일정도 1월 16~17일로 동일하다. 글로벌 애니메이션 제작 업체 스튜디오미르는 1월 16~17일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 나선다.
연초부터 상장 철회 의사를 표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새벽배송 서비스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는 이날 유가증권시장 상장 추진을 연기했다. 컬리는 지난해 8월 22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해 2월23일까지 상장 작업을 마쳐야하는 상황이었다.
컬리는 2021년 말 4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하지만 최근 기업가치는 1조379억원으로 떨어졌고, 매년 적자가 늘어나면서 상장 철회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컬리 관계자는 "글로벌 경제 상황 악화로 인한 투자 심리 위축을 고려해 코스피 상장을 연기하기로 했다"며 "상장은 향후 기업가치를 온전히 평가 받을 수 있는 최적의 시점에 재추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인 현대삼호중공업도 증시 상장 계획을 전면 철회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2017년부터 상장을 위해 준비해 왔으나 자금 상황이 나아졌고, 국내 증시 상황이 어려운 점을 고려해 무리하게 상장을 진행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 의사를 보인 기업도 있다. 지난해 9월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심을 통과한 케이뱅크다. 서호성 케이뱅크 행장은 신년사에서 "준비된 역량에 더해 앞으로 더욱 노력을 쏟아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자"며 "올해 IPO 절차를 추진하겠다"고 말한 만큼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된다. 케이뱅크는 올 3월까지 IPO를 마무리해야 한다.
컬리의 대항마로 불리는 오아시스도 지난달 29일 코스닥 상장 예비 심사를 승인받은 만큼 올 상반기 중 IPO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올해 IPO 시장 규모가 크게 줄어 들면서 추가 상장 철회 의사를 밝히는 기업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IPO 시장의 공모 기업 수는 평균 수준인 130~140개, 공모 금액은 지난해의 절반 수준인 7조 5000억~10조원 수준으로 예상한다"며 "국내 증시가 각종 외적인 변수가 직면해 있고, 변동성도 커지고 있어 IPO 추진 기업들의 연이은 공모 철회는 올해도 반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시장이 차츰 나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어 상장을 미뤘던 대어급 기업도 기회를 엿보고 있다. SSG닷컴과 SK에코플랜트, LG CNS,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오일뱅크, SK쉴더스, 원스토어, CJ올리브영 등이 대표적이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경기가 3분기에 바닥을 찍는다고 가정하면, 이 보다 앞선 상반기 말쯤 증시 반등세가 나타나며 IPO를 시도하려는 움직임이 나올 수 있다"며 "금리 인상 기조로 인해 자금 조달 환경이 어려워진 만큼 공모 시장을 통해 해소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yhn77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