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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새해 숙제는 ‘비호감 탈피’…5일부터 ‘사과’ 이모티콘 제공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1.03 15:05
카카오

▲카카오 남궁훈·홍은택 각자대표가 지난해 10월 19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판교 카카오 아지트에서 열린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장애’ 관련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카카오가 새해 본격적인 이미지 쇄신에 나선다. 문어발식 사업 확장부터 계열사 임원들의 주식 매도, 서비스 장애 등으로 ‘미운털’이 제대로 박힌 카카오가 여러 악재를 딛고 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오는 5일 카카오톡 전체 이용자들에게 이모티콘 3종을 무료로 제공한다. 해당 이모티콘은 지난해 10월 빚어진 카카오 서비스 장애와 관련해 이용자에게 사과하는 차원에서 마련된 것이다.

카카오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업자의 경우, 손실 규모를 토대로 피해를 보상한다. 피해액이 30만원 미만일 경우 3만원을, 30만~50만원일 경우 5만원을 지급하는 식이다. 50만원을 초과한 피혜사례에 대해서는 추가지원안도 마련한다. 다만 현재 피해 접수를 추가로 진행 중이어서, 당장 보상이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카카오의 보상안에 대한 여론은 양분된 분위기다. 카카오 서비스 장애가 초래한 이용자 불편을 고려하면 ‘다소 박하다’는 평가가 있는 반면, 보상 총액이 수천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만큼 ‘나름의 성의를 보인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보상안을 도출한 협의체에 참여한 김기홍 소상공인연합회 감사는 "법의 논리를 들이대며 피해보상 여부를 다투지 않고, 소상공인 피해에 공감하며 경제적 약자를 위한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지 않았기에 합의에 이른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국민의 실생활과 직결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카오가 소비자와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어떤 보상안을 내놓았던들 모두를 100% 만족시킬 수 있었겠나"라며 "SK C&C와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피해지원책을 찾은 것이나 무료 서비스에 대한 지원을 적극적으로 검토한 것은 분명 잘한 일"이라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선 카카오가 그간 박힌 ‘미운털’ 탓에 죗값을 크게 치르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시스템 이중화 문제 등 일부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카카오 입장에서는 억울한 입장이 있지 않았겠나"라며 "솔직히 불은 SK C&C 데이터센터에서 났는데 책임은 카카오가 지게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카카오는 대표이사 사임까지 했는데, SK C&C 박성하 대표는 SK스퀘어로 자리를 옮겼다"며 "종합적으로 따져봤을 때 운이 좋았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피해지원이 마무리되면 카카오와 SK C&C는 책임 소재 및 손해배상 등을 두고 법정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입주 업체들에 대한 배상 책임 보험 한도는 약 70억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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