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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오피스텔 매물 정보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부동산 시장 하락세가 오피스텔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금리 인상 여파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고 있는 가운데 오피스텔 시장 또한 위축되고 있다. 올해 오피스텔 분양 물량은 지난해 대비 절반가량 줄어들었고 2024년까지 공급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한동안 시장 침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1~11월 오피스텔 분양 물량은 2만6551실을 기록하면서 지난해(5만6724실)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입주 물량 또한 5만5444실로 급감했으며 2024년에는 2만7103실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9년 (10만8335실)의 절반 수준이다.
올해 오피스텔 청약 시장은 미달을 간신히 면했다. 청약홈에 따르면 2022년 하반기 수도권 오피스텔 청약 경쟁률은 평균 1.19대1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오피스텔이 별도의 청약통장이 필요 없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는 미달이라고 봐도 무방한 성적이다. 총 35곳이 청약에 나섰으며 이 중 절반에 가까운 17곳이 미달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동기간 수도권에서 10~20% 수준의 단지만이 미달된 것과 큰 대조를 이루는 부분이다.
한편, 오피스텔 분양 물량과 청약 경쟁률이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매매가격은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전국 오피스텔 3.3㎡당(계약면적 기준) 평균가격은 지난달 기준 1098만원으로 시장 분위기와 상관없이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거론되는 원자재 가격 및 인건비 상승은 오피스텔 매매가격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오피스텔 매매가격 오름세에서 이보다 더 중요한 요소는 토지가격이다. 시행사는 토지를 매매해 건물을 건축한 후 수요자들에게 공급하는데 토지가격 자체가 오르다 보니 오피스텔 매매가격도 자연스럽게 오른다는 해석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오피스텔 매매가격 상승에 원자재 및 인건비 상승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토지가격으로 때문에 최근 오피스텔 매매가격 상승세는 시행사의 ‘토지 매입 실패’로 볼 수 있다"며 "이러한 요소가 오피스텔 시장 전체에 적용돼 상품성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오피스텔 물량이 많은 서울의 경우 투자금은 가장 많이 들지만 이에 따른 수익률은 연간 4.05%로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 매수를 희망하던 수요자들의 불안감은 커져가고 있다. 주거 겸용으로 사용되는 오피스텔은 상업용 오피스텔 대비 임대차3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전월세신고제) 등에 대한 구속력이 강해 높아진 대출이자 비용을 임차인에게 적기에 반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오피스텔의 분양가격이 오를수록 수요 감소는 불 보듯 뻔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오피스텔 같은 수익성 상품의 경우 분양 이후의 수익성이 중요한데 시장 침체 국면에서 향후 우상향을 전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급우려로 인해 시장에 오피스텔 급매물이 대거 등장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오피스텔 시장 또한 아파트 시장과 마찬가지로 다수의 급매물이 나오면서 시세가 급변하는 부작용이 일어날 수도 있다"며 우려했다.
다만 오피스텔 시장과 주택 시장은 엄연히 다르기 때문에 오피스텔 분양 시장은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송 대표는 "우려되는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며 "오피스텔은 아파트의 대체재일 뿐 아파트와 같은 길을 걷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daniel1115@ekn.kr